17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한우 등심 소비자가격은 ㎏당 11만796원을 기록했다. 이달 6일 사상 처음으로 11만원을 돌파(11만432원)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9만8811원)에 비해 12.1%,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말(9만94원)보다 23% 뛰었다.
국산 돼지고기도 마찬가지다. 15일 기준 삼겹살 소비자가격은 ㎏당 2만6132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24.7%, 2019년 말과 비교해선 47.1% 급등했다. 삼겹살 가격이 2만50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2011년 구제역 파동 이후 10년 만이다.
글로벌 물류대란이 국내 소·돼지고기 가격을 더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육류 수출국인 미국의 인력난으로 현지 고기 가격이 오른 데다 물류대란으로 해상 운임이 급등하면서 수입량이 줄고 있다. 올해 1~8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21만7709t으로 평년(26만7915t) 대비 18.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유통사인 이마트는 선박을 통한 수입육 공급로가 막히자 항공편을 동원해 캐나다산 돈육 30t을 들여왔다. 수입육 가격도 가파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돼지고기 수입단가는 지난 4월 ㎏당 3.59달러에서 7월 4.49달러로 3개월 새 25%나 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트렌드와 재난지원금 지급도 국산 소·돼지고기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당 육류 소비 지출액은 2019년 2분기 5만5199원에서 올해 2분기 7만3823원으로 33.7% 증가했다. 최근엔 5차 재난지원금 효과가 더해져 육류 소비심리가 더 커졌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물류난과 국제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입량 감소, 가정 내 수요 증가 등으로 육류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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