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물류센터 운영 기업인 한국초저온에 지방자치단체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에 저온(콜드체인) 물류센터를 지어달라”는 요청이다. 이 회사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EMP벨스타의 이준호 대표는 “첨단설비가 들어가는 저온 물류센터는 완공 후엔 운용인력 등 고용창출 효과가 높고 바이오, 의약품, 식자재 등 관련 산업 확장이 용이하다”고 말했다.
과거 ‘기피시설’로 꼽히던 물류센터가 첨단화와 고용창출 효과에 힘입어 지자체가 모셔가는 시설로 탈바꿈하고 있다. 2018년 하남과 구리에 신선 물류센터를 건립하려다 주민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접었던 신세계그룹에 최근 수도권 지자체가 유치를 제안한 것도 이런 인식의 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백신 보관창고로 이름을 알린 한국초저온의 LNG 냉열 활용 창고는 급속냉동 등 식자재의 신선도 유지에 강점이 있어 식품산업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달 부산시와도 약 5000억원이 투입되는 연면적 약 16만5000㎡의 콜드체인 물류센터 건립을 협의 중이다. 부산시는 부산신항 물류센터를 발판 삼아 일본과 미국 등의 식자재 수출입 물동량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마땅한 산업이 없어 고민하던 경기도 북부 지자체들도 물류센터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파주시는 의약품 저장을 위한 저온창고 건립을 협의 중이다. 지오영, 동원약품 등 의약품 도매 유통기업들이 입주를 저울질하고 있다. 양주시는 동대문에서 40분이면 닿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물류기능을 갖춘 패션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양양군, 속초시 등도 수산물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물류기업에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콜드체인 물류센터가 고도화되면서 식자재뿐 아니라 바이오 의약품, 화장품 등 고부가가치 상품이 모이는 거점이 되고 있다”며 “그런 상품들이 모이는 물류센터 근방에 필요한 관련 산업이 자연스럽게 생기고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물류센터 한 곳을 짓는 데 수천억원이 투입될 정도로 대형화, 고도화되면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좋은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운수보관업의 고용유발계수는 8.11로, 제조업 평균(4.72)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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