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18일 의결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줄이겠다는 것이다. 종전 26.3%보다 대폭 높였다. 두 번째 의결사항인 2050년까지의 목표도 상향된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 8월 제시된 초안보다 부문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대폭 강화됐다. 8월 초안에서 제시된 1~3안의 세 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1안과 2안은 2050년이 돼도 온실가스 배출이 일부 불가피하다고 봤지만, 이날 발표된 두 가지 시나리오 A·B안은 모두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 같은 목표를 맞추기 위해 석탄발전은 2050년까지 전면 중단된다. 액화천연가스(LNG)를 통한 발전도 A안을 따를 경우 중단되고, B안을 따를 경우 전체 발전량의 5%만 LNG가 차지하게 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전체 발전량 가운데 석탄은 35.6%, LNG는 26.4%를 차지했다. 현재 발전량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에너지원을 30년 뒤엔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는 셈이다.
석탄화력 발전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발전 비중은 크게 높아진다. A안은 205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70.8%로, B안은 60.9%로 제시했다. A안 목표는 8월의 3안과 같고, B안은 8월의 1안(56.6%)과 2안(58.8%)보다 높게 설정됐다. 반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 발전 비중은 A안에서 6.1%, B안에서 7.2%로 제시되며 8월과 같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한국원자력학회장)는 “탄소중립위가 지난 8월에 이어 이번에도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구체적 소요비용을 내놓지 않고 탈원전 정책에 따라 원자력을 주요 에너지원에서 배제했다”고 지적했다.
수소를 활용해 철을 만드는 수소환원제철기술이 대표적이다. 탄소중립위는 수소환원제철기술을 활용하면 석탄 대신 수소가 쓰이기 때문에 철강업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95%까지 줄일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수소환원제철기술은 아직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는 기술이다.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도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탄소중립위는 2050년 5510만~8460만t의 온실가스를 CCUS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정부는 그럴듯해 보이는 미사여구가 아니라 국민이 감수해야 하는 비용을 솔직하게 공개한 후에 현실적 대책이 무엇이 있는지 차분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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