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구인난과 에너지 위기 등이 겹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국채에 몰리면서 영국 국채 수익률도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7일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날 열린 주요 30개국(G30) 국제은행 화상 세미나에서 베일리 총재는 "금리를 인상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빠르면 내달에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영국의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0.1%다.
영국은 최근 물가 상승률이 시장전망치를 웃돌면서 인플레 우려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올랐다. 시장의 목표치인 2.9%를 웃돌았다. 영국의 CPI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5월 2.1%, 6월 2.5%, 7월 2.0% 상승했다.
영국에서 물가가 치솟고 있는 이유는 구인난, 물류난, 에너지 위기가 겹쳤기 때문이다. 트럭 운전사를 구할 수 없어 전방위로 공급 병목현상이 벌어졌으며 천연가스값이 올해 들어 네 배 가까이 치솟았다. 현재 영국에서 부족한 트럭 운전사는 10만 명에 달한다. BOE는 올해 말에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의 두 배인 4%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일리 총재는 “통화 정책은 공급 측면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이 감지되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BOE가 11월에 금리를 0.25%까지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BOE가 올해 11월, 내년 2월과 5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들이 BOE의 금리 인상에 베팅하면서 영국 2년물 국채수익률은 17일 장중 한때15bp(bp=0.01%포인트) 상승한 0.73%를 기록했다.
영국 통화정책위원회는 오는 11월 4일에 금리 인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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