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조폭 연루설'과 관련해 "대통령 빽 믿고 조폭이 설치는 나라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윤 전 총장은 19일 페이스북에 "어제 국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후보의 조폭 관련 의혹이 폭로됐다. 성남 최대의 폭력 조직인 국제마피아파의 한 조직원이 자신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폭로했다"며 "재소자인 그의 말을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지만 처벌까지 감수하며 폭로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무엇보다도 폭로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단히 큰 문제다. 공직자가 조직폭력배들과 '이권 공동체'라는 말이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지금껏 우리나라 정치사에 이재명 후보처럼 조폭 프랜들리를 보여준 후보는 없었다는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의 수행비서로 8년간 일한 김 모 씨는 조직폭력배들의 집단 폭행 사건에 관여해 유죄 선고를 받았다. 이재명 후보 측에서는 현장에 있었을 뿐 폭행을 저지르지는 않았다는 식으로 해명했는데, 참 어이가 없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이 지사를 둘러싸고 있는 일련의 조폭 관련 논란을 열거하면서 적극적인 해명을 촉구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의 조폭 관련 논란은 2007년 태국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당시 변호사였던 이재명 후보는 성남의 최대 폭력 조직인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2명의 변론을 맡았다"며 "이재명 후보는 훗날 논란이 되자 그들이 조폭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자기가 변호한 의뢰인의 신분을 몰랐다니 말이 되는 소리냐. 차라리 내가 변호한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고 하는 것이 낫겠다"고 일갈했다.
또 "얼마 전 이재명 후보가 조폭 이 모 씨와 성남시장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모 씨가 이재명 후보를 옆에 세운 채 책상에 구둣발을 올리고 찍은 사진이어서 그랬다"며 "사람들은 세상에 얼마나 친하길래 저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느냐고 말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시민 누구나 시장실에 와서 그런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인터넷에는 광화문에서 이재명 후보가 농성할 때 천막을 경호하던 조폭의 사진이 실명과 함께 떠돌고 있다. 이건 또 무엇이냐"며 "지금껏 이재명 후보처럼 조폭과 연관된 논란이 많았던 후보는 없었다. 왜 이재명 후보 주변에는 이렇게 조폭 관련 인사들이 많은 거냐. 공당의 대선 후보라면 조폭 관련 각종 의혹을 성실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사실관계에 대한 명확한 해명 없이 '흐흐흐' 웃어버린다. 폭로 과정에서 발생한 작은 실수를 빌미로 의혹 자체를 부인하고 퉁치려 하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며 "저는 이재명 후보 주변에 어른거리는 조폭의 그림자를 가볍게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된다면 서민의 삶에 거머리처럼 달라붙은 조폭들을 전국 곳곳에서 쓸어내고, 그들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며 "선거 과정에서도 이재명 후보 주변에 어른거리는 조폭의 그림자를 확실히 걷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 지사의 조폭 연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받은 현금이라면서 1억 원과 5000만 원이 각각 촬영된 현금 다발 사진을 국감장에 PPT로 띄웠다.
그러나 이 지사는 김 의원의 질의가 이어지자 "흐흐흐"하고 헛웃음을 보이며 관련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을 향해 "이래서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제한해야 한다"며 "명백한 허위 사실을 제시해 명예를 훼손하고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김용판 의원이 제시한 사진이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허위라는 것이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국정감사를 허위·날조의 장으로 만든 데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며 "무책임한 폭로로 국감장을 가짜뉴스 생산장으로 만든 김 의원은 제게 가한 음해에 대해 사과하고 스스로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나길 촉구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