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흥행에…특수시각·음향기술 기업 '귀한 몸'

입력 2021-10-19 17:29   수정 2021-10-27 18:59

최근 ‘오징어게임’ ‘스위트홈’ 등 K콘텐츠 붐이 일면서 덩달아 국내 특수시각효과(VFX)와 음향기술 스타트업들의 성장세가 커지고 있다.

업력 4년차인 VFX기업 웨스트월드는 최근 넷플릭스, 애플tv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과의 협업이 부쩍 늘었다.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제작에 참여한 게 계기가 됐다. 스위트홈은 괴물 이야기가 주된 줄거리여서 VFX가 많이 쓰인 콘텐츠다. 이 시리즈가 미국 넷플릭스 인기 순위 3위에 오른 이후 해외 협업 문의가 급증했다.

손승현 웨스트월드 대표는 “콘텐츠 흥행 바람에 자연스럽게 웨스트월드의 VFX 기술이 알려졌다”며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뿐 아니라 해외 작품 의뢰도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선 한국 VFX 기업이 미국 할리우드 등에 비해 비용이 합리적이면서 주어진 시간 안에 신뢰도 높은 결과를 낸다는 평판이 쌓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웨스트월드의 매출은 작년까지 3년간 38배 늘었다. 설립 당시 10명이던 직원은 170명으로 불어났다.

인공지능(AI) 음향 스타트업 수퍼톤은 최근 엔터테인먼트기업 하이브(옛 빅히트)에서 4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CJ ENM과 협업한 콘텐츠 덕분이다. 고인이 된 가수들의 목소리를 AI 기술로 되살려 공연을 하는 내용인 프로그램 ‘다시 한번’이 Mnet 방송을 타자 하이브가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지난 18일 글로벌 진출을 선언한 CJ ENM의 OTT 티빙은 AI 스타트업 씨메스, 가상현실(VR) 훈련게임 솔루션 테크빌리지 등과 협업하기로 했다.

콘텐츠를 통하면 스타트업의 기술 성과를 쉽고 폭넓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디즈니 등 특정 글로벌 기업의 파트너사 평판을 얻기 위해 장기간 비공개 검증·협상을 거칠 필요도 없다. 최근엔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가 세계 각국에 진출하면서 파급효과가 더 커졌다.

한 음향기술 스타트업 관계자는 “투자자 미팅을 열 번 하는 것보다 ‘히트 콘텐츠’에 한 번 참여하는 게 더 효율적일 정도”라며 “유명작 제작사로 이름을 올리면 그만큼 협상력도 커진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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