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시장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3년물 국고채(국채) 금리가 파죽지세로 뛰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국채 선물을 투매한 결과다. 금리가 뛰면서 4300조원을 웃도는 부채를 짊어진 가계·기업의 부실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3년물 국채 금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열린 지난 12일 이후 가파르게 뛰고 있다. 12일엔 연 1.815%로 0.114%포인트나 치솟았다.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가 예상보다 긴축적이라는 평가가 국채 금리를 밀어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2일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한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다음달)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며 11월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그는 15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11월 금리 인상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며 “지금 경기흐름이라면 11월 금리를 올려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한은이 올 11월에 이어 내년에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고 있다. JP모간을 비롯해 국내외 투자은행(IB)은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연 1.5~1.75%로 내다보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이상 올리면 3년물 국채 금리는 연 2.5%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치솟는 물가 때문이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 경제분석과장은 15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 관련 브리핑에서 “상방 요인이 커서 10월 물가가 2012년 2월(3.0%) 이후 10년 만에 3%대를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채금리 상승(국채값 하락) 전망이 퍼지자 투자 손실을 피하려는 외국인을 중심으로 국채선물 매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18일에 3년 만기 국채선물을 1만513계약(액면가 1조513억원) 순매도했다. 이달 1~18일에만 국채선물 6만1265계약(6조1265억원)을 팔아치웠다. 지난 9월에도 외국인은 15만351계약(15조351억원)을 순매도했다. 월간 순매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채선물 매도가 국채금리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는 금리 인상과 맞물려 가계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가계의 이자비용은 66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가계 이자비용 추정치(56조~59조원)와 비교해 7조~10조원 불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금리 인상 속도가 빠른 만큼 이자비용 증가폭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18일부터 적용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031~4.67% 수준으로 8월 말(연 2.62∼4.19%)과 비교해 불과 한 달반 새 0.4%포인트가량 치솟았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전방위에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한 가계의 충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한은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올 1분기에 주택담보대출을 새로 받은 가계의 41.6%가 신용대출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비율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정부가 고위험 채무자를 가르는 기준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웃도는 대출자는 전체의 29.1%로 집계됐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외국인, 국채선물 투매
시장 대표금리인 3년물 국채 금리는 19일에 전날보다 0.009%포인트 하락한 연 1.866%에 마감했다. 이날은 내림세를 보였지만 전날인 18일에는 0.08%포인트 오른 연 1.875%에 장을 마쳤다. 2018년 12월 5일(연 1.901%) 후 가장 높았다. 올해 최저치인 1월 5일(연 0.936%)보다 0.8%포인트 넘게 뛰었다.3년물 국채 금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열린 지난 12일 이후 가파르게 뛰고 있다. 12일엔 연 1.815%로 0.114%포인트나 치솟았다.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가 예상보다 긴축적이라는 평가가 국채 금리를 밀어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2일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한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다음달)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며 11월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그는 15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11월 금리 인상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며 “지금 경기흐름이라면 11월 금리를 올려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한은이 올 11월에 이어 내년에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고 있다. JP모간을 비롯해 국내외 투자은행(IB)은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연 1.5~1.75%로 내다보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이상 올리면 3년물 국채 금리는 연 2.5%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치솟는 물가 때문이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 경제분석과장은 15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 관련 브리핑에서 “상방 요인이 커서 10월 물가가 2012년 2월(3.0%) 이후 10년 만에 3%대를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채금리 상승(국채값 하락) 전망이 퍼지자 투자 손실을 피하려는 외국인을 중심으로 국채선물 매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18일에 3년 만기 국채선물을 1만513계약(액면가 1조513억원) 순매도했다. 이달 1~18일에만 국채선물 6만1265계약(6조1265억원)을 팔아치웠다. 지난 9월에도 외국인은 15만351계약(15조351억원)을 순매도했다. 월간 순매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채선물 매도가 국채금리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치솟는 금리, 가계에 직격탄 되나
치솟는 시장금리는 가계 이자비용 부담을 늘리는 동시에 자산시장 출렁임도 키운다. 한은의 자금순환표를 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부채는 2106조8044억원으로 지난 1분기 말에 비해 55조4430억원 늘었다. 분기 증가폭 기준으로 작년 4분기(57조4702억원)를 제외하면 2010년 1분기 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는 금리 인상과 맞물려 가계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가계의 이자비용은 66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가계 이자비용 추정치(56조~59조원)와 비교해 7조~10조원 불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금리 인상 속도가 빠른 만큼 이자비용 증가폭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18일부터 적용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031~4.67% 수준으로 8월 말(연 2.62∼4.19%)과 비교해 불과 한 달반 새 0.4%포인트가량 치솟았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전방위에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한 가계의 충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한은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올 1분기에 주택담보대출을 새로 받은 가계의 41.6%가 신용대출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비율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정부가 고위험 채무자를 가르는 기준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웃도는 대출자는 전체의 29.1%로 집계됐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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