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배우자 김건희 씨의 주식거래내역을 20일 전격 공개했다. 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정면 돌파한 셈이다. 김 씨가 4개월 간 이 모 씨에게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매를 일임했으나 그 결과 약 4000만 원의 평가 손실만 봤다는 게 법률팀이 제시한 반박 근거 중 하나다. 또한 이 기간에도 주식거래가 이뤄진 것은 단 7일에 불과하다면서 시세 조종이란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윤 전 총장 선거 캠프 법률팀은 주식거래내역 사진을 공개하면서 "국민들께서 주가조작인지 권력의 보복인지 판단하실 수 있도록 윤석열 후보 배우자의 '도이치모터스 거래 내역'을 공개한다"며 "오늘 공개하는 계좌가 경찰청 내사보고서에 언급된 바로 그 계좌"라고 했다. 사진에는 2009년 1월 1일부터 2010년 12월 31일까지의 거래내역이 담겼다. 본 보도에서 게시하는 사진은 23장의 거래내역 가운데 첫 장과 마지막 장이다.
법률팀은 "주식 매매를 일임받은 이 모 씨는 증권회사 직원에게 전화 주문했다. 긴박한 시세조종에 직접 HTS(Home Trading System)를 하지 않고 전화주문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배우자가 주식거래를 일임한 약 4개월의 기간 중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가 이뤄진 것은 단 7일에 불과했다. 4개월간 평균 17~18일에 한 번꼴로 주식거래를 했다는 것인데 그 정도의 거래로 어떻게 시세를 조종할 수 있겠나. 거래 빈도만 봐도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는 1월 14일부터 2월 2일까지 사이에만 이뤄졌고, 2월 3일부터 이 모 씨와의 일임 거래 관계가 끝난 5월 20일까지는 3개월이 넘도록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가 전무했다"며 "도저히 시세조종이라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가 이뤄진 7일의 주가 흐름을 보면 별다른 주가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주가가 떨어졌던 사실이 확인된다. 특히, 1000억 원대 상장사를 드문드문 이뤄진 15억 원 안팎의 주식매수로 시세를 올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구체적인 주가를 보면 1월 14일 2470원(▼85원), 1월 15일 2470원(보합), 1월 27일 2700원(▲140원), 1월 28일 2690원(▼10원), 1월 29일 2670원(▼20원), 2월 1일 2740원(▲70), 2월 2일 2700원(▼40원)이었는데 거래한 날짜가 많지 않고 시세변동도 크지 않다"고 했다.
법률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7거래일 연속 상승해 최고점을 찍었던 시점(3월 말경)에는 정작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가 아예 없었다. 일임 거래를 마치고 주식계좌를 회수한 5월 2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는 처음에 산 가격 정도인 2450원에 불과했다"며 "배우자가 공범이라면 주가가 활황일 때 거래가 왜 전혀 없냐. 고점에서 왜 팔지 않았겠냐. 상식적으로 위 거래내역을 두고 시세조종으로 볼 사람도 없거니와 배우자가 공범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검찰은 배우자가 계좌를 회수한 시점인 2020년 5월 20일을 기준으로는 공소시효가 지났지만 만약 공범들이 있다면 시효가 늘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억지 궤변"이라며 "알지도 못하는 공범과 공모할 리도 없거니와 공범이라면 시세조종에 따른 이익을 배분받아야 하는데 전혀 그런 사실이 없고 손해 본 것이 전부"라고 했다.
법률팀은 검찰 수사가 야권의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의 지지율을 낮추기 위한 악의적 의도라고 주장했다.
법률팀은 "화천대유 사건은 성남시청을 뒤늦게 압수수색하고, 수원지검에 관련 사건을 쪼개어 배당하고,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등 부실 수사로 사건을 황급히 마무리하려고 한다"며 " 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도이치모터스 주변인들까지 샅샅이 뒤져 윤석열 후보 배우자가 마치 범죄에 가담한 것인 양 가장하고 망신을 주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의 성남FC 뇌물 의혹은 인허가권을 이용해 상관도 없는 곳에 기부금을 내게 한 제3자뇌물 사건임에도 소환조사 없이 종결했다"며 "국민들께서 똑똑히 지켜보고 계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지난 15일 홍준표 의원과 맞수토론에서 부인 김 씨의 2010년 거래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부인이 2010년에 제가 결혼하기 전 이 양반(이 모 씨)이 골드만삭스 출신이라고 해서 위탁을 4개월 맡겼는데 손실이 나서 돈을 빼고 절연했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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