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기업인 엔지켐생명과학이 ‘난공불락’으로 여겨져온 궤양성 구강점막염 치료제 개발에 한 발 더 다가서는 연구 결과를 확보했다. 미국 임상 2상 시험에서 효능을 입증한 것. 엔지켐생명과학은 기술이전을 추진한 뒤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위한 임상 3상에 나서기로 했다. 같은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던 미국 경쟁사가 임상 3상에서 실패하면서 시장 선점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결과는 긍정적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중증 구강점막염 발생 기간을 주요 평가지표로 활용했다. 가짜약에선 이 기간이 13.5일에 달했지만 진짜약 투여군에선 발병 기간이 단 하루도 지속되지 않았다. 보조 지표로 활용한 중증 발생률은 45.5%로 가짜약(70%)보다 약 24.5%포인트 낮았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이번 임상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 제약사와 논의 중인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신약 기술을 도입할 해외 제약사 주도로 내년 상반기 임상 3상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혁신신약 지정(BTD)을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BTD는 치료제가 없는 질환에 대한 신약 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제도다. BTD로 지정되면 제품 인허가 시 우선 심사권을 부여받아 상용화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 업계에선 늦어도 내년 초 BTD 지정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이 추진하고 있는 백신 위탁생산(CMO)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CMO 사업을 위해선 백신 생산시설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지난달 3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 8월 인도 자이더스캐딜라와 최대 7억 회분 규모의 코로나19 백신 공급 협약을 체결하는 등 ‘손님’도 확보했다. 자이더스캐딜라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DNA 기반 코로나19 백신 ‘자이코브디’ 개발사다. 자이더스캐딜라는 이달 미국 FDA에 자이코브디의 긴급사용승인(EUA)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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