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를 불러 조사했다.
이날 검찰에 출석한 김 전 부국장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이 운영하는 분양업체 측에 100억원을 전달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정상적인 것”이라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정 회계사의 녹취록 속 ‘그분’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지 묻자 “처음부터 ‘그분’은 이 후보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선 지난 1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된 남 변호사가 이날 새벽 석방된 것을 두고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남 변호사는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달 중순 미국으로 떠나 ‘도피성 출국’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증거인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더군다나 남 변호사가 이번 의혹에 연루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지 이미 한 달 가까이 지난 상황이라는 점도 “조사 시간이 부족했다”는 검찰의 해명에 대한 의문을 키우고 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남 변호사가 미국에 있을 때 수사당국이 인터폴에 공조 요청을 하고 여권 무효화 조치까지 했다”며 “조사 시간이 부족했다는 검찰의 해명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 전 부국장의 구속영장이 14일 기각된 이후 검찰이 ‘신중 모드’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 전 부국장에 이어 남 변호사의 영장까지 기각될 경우 부실 수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남 변호사가 귀국 전 사건 관계자들과 입을 맞추고 검찰과 협의한 뒤 입국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에 대해 중앙지검 측은 “일부에서 제기하는 기획입국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에는 성남시청에 수사관들을 보내 직원들의 이메일 내역을 추가로 확보했다. 성남시청에 대한 압수수색은 1주일 사이 네 번째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지에서도 시장실과 시장 비서실은 제외됐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최종 인허가권자인 시장실을 압수수색하지 않는 것은 수사의 기본도 모르거나, 수사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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