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장동 의혹 핵심 4인방' 동시 소환

입력 2021-10-20 17:21   수정 2021-10-21 02:24

검찰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 ‘핵심 인물 4인방’을 한꺼번에 소환해 조사했다. 각종 의혹과 관련해 핵심 인물들의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동시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를 불러 조사했다.

이날 검찰에 출석한 김 전 부국장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이 운영하는 분양업체 측에 100억원을 전달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정상적인 것”이라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정 회계사의 녹취록 속 ‘그분’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지 묻자 “처음부터 ‘그분’은 이 후보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선 지난 1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된 남 변호사가 이날 새벽 석방된 것을 두고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남 변호사는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달 중순 미국으로 떠나 ‘도피성 출국’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증거인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더군다나 남 변호사가 이번 의혹에 연루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지 이미 한 달 가까이 지난 상황이라는 점도 “조사 시간이 부족했다”는 검찰의 해명에 대한 의문을 키우고 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남 변호사가 미국에 있을 때 수사당국이 인터폴에 공조 요청을 하고 여권 무효화 조치까지 했다”며 “조사 시간이 부족했다는 검찰의 해명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 전 부국장의 구속영장이 14일 기각된 이후 검찰이 ‘신중 모드’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 전 부국장에 이어 남 변호사의 영장까지 기각될 경우 부실 수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남 변호사가 귀국 전 사건 관계자들과 입을 맞추고 검찰과 협의한 뒤 입국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에 대해 중앙지검 측은 “일부에서 제기하는 기획입국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에는 성남시청에 수사관들을 보내 직원들의 이메일 내역을 추가로 확보했다. 성남시청에 대한 압수수색은 1주일 사이 네 번째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지에서도 시장실과 시장 비서실은 제외됐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최종 인허가권자인 시장실을 압수수색하지 않는 것은 수사의 기본도 모르거나, 수사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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