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메타버스, 자율주행차, 핀테크, 교육, 반도체, 로봇, 법률, 패션, 인테리어, 마케팅….
‘코리아 AI 스타트업 100 선정위원회’가 선정한 100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사업 분야다. 미래 핵심 신산업과 한국의 주요 산업을 총망라한다. 이는 AI가 전(全) 산업을 아우르는 기반 기술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국내 AI 스타트업의 활약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증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선정위원회는 1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이 향후 5년 안에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약 5개월간의 평가·심사 끝에 개별 산업 17개 분야 68개 업체, 산업공통 6개 분야 32개 업체가 100대 AI 스타트업으로 선정됐다.
개별 산업 분야에선 헬스케어가 15곳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의 바이오헬스산업이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하자 AI와 헬스케어의 융합도 활발해졌다는 평가다. AI로 각종 질병을 조기에 정확히 진단해주는 기술 개발이 특히 활발하다. 루닛과 뷰노가 대표적이다. 루닛은 폐암을 비롯한 폐 질환을 찾아내는 ‘루닛 인사이트 CXR’ 등을 개발했다. CXR은 제너럴일렉트릭(GE), 필립스 등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가 도입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뷰노는 뼈 나이를 측정해주는 ‘뷰노메드 본에이지’와 알츠하이머 진단 보조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AI로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여주는 플랫폼을 보유한 스탠다임도 AI 스타트업 100에 이름을 올렸다. 딥바이오, 메디픽셀, 제이엘케이 등 헬스케어 AI 기업도 명단에 포함됐다.
금융 분야에선 파운트,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아이지넷, 어메스, 콰라소프트 등이 이름을 올렸다. 최근 금융 AI업계에선 AI 알고리즘이 금융 시장을 분석해 투자자의 자산을 운용해주는 ‘로버어드바이저(RA)’가 주목받고 있다. RA 시장 규모는 2019년 9600억원에서 올 7월 말 1조8000억원으로 커졌다. 파운트와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은 RA 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교통 분야에선 자율주행차 관련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의 활약이 커지고 있다. AI 스타트업 100에도 선정된 스트라드비젼, 팬텀AI, 라이드플럭스, 아우토크립트, 인피닉 등이 대표적이다. 스트라드비젼은 자율주행차용 AI 기반 카메라 인식 소프트웨어(SW)를 만든다. 국내외 10여 개 자동차 회사의 1300만 대 차량에 자사의 SW를 공급하고 있다.
교육 분야의 매스프레소와 뤼이드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매스프레소가 만든 ‘콴다’ 앱은 세계 50여 개국에서 12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콴다는 수학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평균 3초 안에 상세한 문제 풀이를 제시해준다. 뤼이드는 AI 기반 토익 학습 앱 ‘산타토익(현 뤼이드 튜터)’으로 유명하다. 3억 건 이상의 토익 데이터를 학습시킨 AI로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법률 분야에선 로앤컴퍼니가 유일하게 AI 스타트업 100에 선정됐다. 로앤컴퍼니는 '로톡'이란 앱으로 AI 기반 형량 예측 솔루션을 구현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 법률 전반의 리서치 업무 효율성을 AI로 향상시키는 서비스를 새로 내놓을 예정이다.
다양한 산업에 사용 가능한 AI 솔루션·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도 13곳이 선정됐다. AI가 작동하려면 데이터를 AI 분석에 맞게 가공하는 '라벨링'이 필수적이다. 슈퍼브에이아이는 라벨링 분야 높은 전문성으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 산업이 커지면서 AI 분석에 특화된 'AI 반도체' 개발 경쟁이 세계적으로 치열하다. 한국의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딥엑스 등은 독자적인 AI 반도체 기술을 확보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리아 AI 스타트업 100 시작을 기념해 이날 서울 잠실 소피텔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콜로키움 행사는 유튜브에서 다시 보기를 할 수 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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