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은 삼일공고 교감(사진)은 지난해 새롭게 간판을 건 ‘3D융합콘텐츠학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학과에선 1~3학년 학생 72명이 기존 직업계고 교육과 결이 다른 수업을 받고 있다. 장 교감은 “발명 교육은 학생이 졸업 후 어떤 진로로 가더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단순히 발명을 경험해 본 학생이 아닌,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공학 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옛)발명디자인과로 잘 알려진 삼일공고의 3D융합콘텐츠학과는 2008년 문을 열었다. 발명·특허 특성화고로 선발된 후 발명 인재를 체계적으로 키우려는 목적에서 개설됐다. 지난해 학과 이름을 변경하고 교육과정을 새롭게 바꾼 것은 정보기술(IT) 변화 흐름을 담고 나아가 선도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장 교감은 “드론, 3차원(3D)프린터 등 머릿속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접할 기회가 많아진 만큼, 스스로 발명할 수 있는 ‘원스톱’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3D융합콘텐츠학과는 발명 기초교육 외에도 프로그래밍,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콘텐츠 개발, 3D프린터 활용, 드론 제작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교과를 폭넓게 배운다.
2018년부터는 경기교육청, 수원시와 함께 ‘수원형 도제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경기도 내 산업단지와 연계해 실제 현장에서 쓰는 첨단 기자재를 사용해보고, 각 기업 내 전문가와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학생들은 이런 교육을 3년간 이수하면서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제작하고, 특허를 출원해 권리를 보호받는 방법을 배운다.
삼일공고는 발명 동아리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이 학교의 특허 동아리 ‘발명 학생 벤처(ISV: Invention Student Venture)’는 설립 18년째를 맞이한 전통 있는 동아리다.
삼일공고는 재학 인원이 1100명에 달하는 대형 직업계고다. 전자, 전기, 기계, 화학공업, 사물인터넷과 등 학과도 다양하다. 전교생은 3년간 200시간 이상 특허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각 분야에서 전문지식과 특허 실무를 배운 학생 중 발명에 관심 있는 학생은 자신의 전공과 ISV 활동을 연계해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장 교감은 “각 학과에서 모인 30여 명의 학생이 매년 여러 발명대회 입선을 목표로 다양한 시제품을 제작한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메이커스페이스 삼일’이라는 전용 공간에서 자유롭게 발명을 즐긴다. 코딩, 3D프린터 활용, 레이저 커팅 등이 가능한 일종의 동아리방이다. ISV 전담 교사 4~5명과 학교가 연결해 준 변리사 1명이 이들을 지원한다. 올해까지 삼일공고가 출원한 특허와 실용신안은 모두 1274건에 달한다. 실제 등록된 건수도 140건이다.
장 교감은 “같은 일을 하더라도 발명 소양을 갖춘 학생은 상식과 다르게 생각해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며 “어떤 산업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겠다”고 강조했다.
수원=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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