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오징어 게임' 안 나온다더니…'오징어의 승리' 등장

입력 2021-10-21 08:28   수정 2021-10-21 11:03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에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과 유사한 프로그램 제작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후 표절이라는 지적이 거세게 일자 "오해"라며 프로그램명 등을 정정했다.

중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유큐는 유쿠(YOUKU)는 지난 20일 예능프로그램 '오징어의 승리'를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제작사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체력과 지성을 필요로 하는 유년시절 게임에 도전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담긴 버라이어티 쇼다.

프로그램명부터 콘셉트까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특히 공개된 티저 이미지에는 한자 제목과 함께 '오징어 게임'에서 사용됐던 분홍색 동그라미, 세모, 네모 도형이 삽입됐다.


이에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결국 유쿠는 공식 웨이보를 통해 "착오가 있었다. 오해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먼저 공개된 티저 이미지는 폐기된 초안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프로그램명과 로고 이미지를 공개했다. 바뀐 프로그램명은 '게임의 승리'였다.

이는 또 다른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인 아이치이(愛奇藝)가 밝힌 입장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앞서 아이치이의 콘텐츠 책임자 왕샤오후이는 중국 TMT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현 단계에서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특별히 부각하는 이런 종류의 어두운 주제의 작품은 결코 중국에서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진실과 선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콘텐츠를 우선시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던 바다.

하지만 이러한 말이 무색하게 중국에서는 넷플릭스가 정식 스트리밍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치솟고 있어 불법 유통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중국은 2016년 한한령(중국 내 한국 문화콘텐츠 금지령) 이후 한국 영화와 드라마 신작의 유통을 금지하고 있지만 불법으로 이를 시청하는 일이 횡행하다.

장하성 주중한국대사는 지난 6일 주중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중국 내 우리 문화콘텐츠가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상황을 알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가 판권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 사이트 60여개에서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는 걸 파악했다"며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시정 요구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유쿠는 '오징어 게임' 외에도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연상케 하는 예능프로그램의 제작도 발표했다. 프로그램명은 '대단한 댄서'로, 유쿠 측은 "중국의 첫 여자 댄스 아티스트 오디션 리얼리티"라고 소개했다.

중국에서는 한국 콘텐츠 불법 유통 외에도 드라마와 예능 등을 정식 리메이크 계약 없이 무단으로 베끼는 일이 빈번해 저작권 침해 문제 또한 심각한 상황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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