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그룹이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 도입부터 국내외 신약 개발 기업과의 파트너십 체결, 지분 투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빠르게 변하고 있는 국내외 헬스케어 시장의 흐름에 맞게 체질을 개선해야 미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계열사 중 신약 후보물질 도입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휴메딕스다. 휴메딕스는 올초부터 제넨바이오, 에이치엘비제약, 키네타, 지투지바이오 등 연구개발(R&D) 전문 회사들과 공동 개발 또는 파이프라인 도입에 관한 양해각서(MOU)와 계약을 연달아 체결했다.
이 중 최대 기대주는 장기 약효 지속형 주사제다. 서방형 주사제로도 불리는 장기 약효 지속성 주사제는 매일 복약 또는 주사로 투여해야 하는 약물을 1~3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주사로 대체할 수 있다. 휴메딕스는 에이치엘비제약과는 GLP-1 수용체 작용 기전의 비만치료제를, 지투지바이오와는 알츠하이머, 당뇨, 골관절염 타깃의 장기 약효 지속형 주사제 개발에 나선다. 복약 편의성은 높이면서 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새로운 치료 방법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후보물질의 국내 도입을 위해 미국 면역 및 항암 항체치료제 개발기업 키네타에 200만달러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키네타가 개발 중인 후보물질에 대해 비임상 단계부터 휴메딕스의 파트너사인 팬젠의 생산시설을 이용해 개발과 상업화를 맡는 방식이다. 이 밖에 키네타가 개발 중인 유방암 항암제 VISTA를 비롯해 면역항암제에 대한 한국 내 독점적 상업화 권리도 확보했다.
휴온스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휴온스는 ‘갱년기 프로바이오틱스’로 중년 여성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메노락토의 후발주자를 개발 중이다. 전립선비대증으로 고민이 많은 중년 남성을 타깃으로 하는 신제품을 내놓는 등 남성 시장으로 파이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물성 소재 사군자추출분말에 대한 ‘남성 전립선 건강 유지 기능성’ 개별 인정을 획득해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휴온스 관계자는 “비뇨기 질환 특성상 병원 치료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아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가 많은 데다 치료제 장기 투약 부작용 걱정 때문에 건강기능식품 및 보완요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메노락토에 이은 인기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생산능력 확충을 위해 충북 제천에 400억원을 들여 점안제 전용 제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최첨단 설비가 새롭게 도입되는 휴온스 제2공장은 기존 1공장의 점안제 라인을 이전해 7개 라인(모노도스, 멀티도스)을 구축, 연 최대 4억8000만 관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점안제 생산 설비를 보유한 회사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휴온스 관계자는 “휴온스그룹이 수년간 마이너스 성장 없이 고성장을 이어온 비결은 계열사별로 핵심 역량을 확보해 미래를 대비하는 등 한발 앞서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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