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는 유치 영구치에 이은 ‘제3의 치아’로 불린다. 제대로 고정되면 자연 치아 못지않다. 씹는 힘도 뒤지지 않고, 틀니처럼 끼웠다 뺄 필요도 없다. 사고나 치주 질환으로 인해 치아가 빠진 사람들에게 이보다 나은 대안은 거의 없다.
골다공증 약을 오래 복용한 환자에게 임플란트 치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발치 및 임플란트 시술 후 치료 부위가 잘 아물지 않으면서 골괴사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병준 경희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사진)는 “임플란트 치료 전 의료진과 상담해 약 복용을 멈춰야 시술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병원 구강악안면외과의 진료과장을 맡고 있는 최 교수는 악안면외상, 악안면감염을 비롯해 임플란트, 양악수술 환자 등을 주로 치료한다. 최 교수에게 임플란트 치료 후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법, 치아 건강 관리법 등을 물었다.
▷골다공증 환자에게 임플란트 부작용이 큰 이유는.
“임플란트는 기본적으로 잇몸뼈에 인공이식체를 심는 것이다. 당연히 지지대 역할을 하는 뼈가 건강해야 예후가 좋다. 정상적인 사람은 뼈에서 약한 부분이 조금씩 흡수되는 대신 새 뼈가 자란다. 하지만 골다공증 환자는 새로 자라는 뼈의 양보다 흡수되는 뼈의 양이 훨씬 많다. 이를 막기 위해 골다공증 약을 오랜 기간 복용하면 반대로 약한 뼈를 흡수하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게 된다. 발치하거나 임플란트를 심는 부분이 제대로 치유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치유가 잘 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입안은 인체에서 세균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그런 만큼 입안에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으면 쉽게 염증이 생긴다. 골 치유가 잘 안 되는 고령 환자는 염증이 오랜 기간 지속되고, 세균이 골수까지 침투하게 된다. 골수염이다. 심하면 그 주변의 턱뼈가 괴사하기도 한다. 부분골절제를 위해 입원해야 할 수도 있다.”
▷골다공증 약을 복용하면 다 위험한 건가.
“골다공증 약을 3~4년 이상 오래 복용한 사람이 특히 위험하다. 고강도의 골흡수 억제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이 이 같은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사람마다 위험도는 다르다. 피 검사를 통해 발치 시 골괴사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임플란트 시술 전 약을 끊어야 하나.
“발치나 임플란트 이식 전 3~4개월 정도 약 복용을 멈출 것을 권고한다. 의료진과의 상담 없이 임의로 끊어서는 안 된다. 임플란트 시술을 위해 골다공증 약을 끊은 한 환자는 자다가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과다출혈로 인한 사망 위험도 높아진다. 치아 하나 없는 것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휴약기를 가지기 전에 반드시 의료진에게 약을 끊어도 괜찮은지, 다른 약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류머티즘, 당뇨, 고혈압 환자도 주의해야 한다고 하는데.
“류머티즘으로 스테로이드약을 오래 복용한 사람도 임플란트 시술 후 치유가 더딜 수 있다. 당뇨 환자도 상처 치유에 시간이 걸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치주염 등 감염 위험이 크다. 고혈압, 뇌졸중 환자는 항응고제를 많이 복용하기 때문에 지혈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내시경처럼 치과 치료도 3~5일 전부터 약을 끊는 것을 권고하는 추세다.”
▷임플란트 시술 후 관리법은.
“임플란트는 자연 치아와 달리 뿌리 쪽 부분이 작다. 그 사이로 틈이 생겨서 음식물이 낄 가능성이 높다. 양치질을 해도 빠지지 않아 치아 주변에 치석이 쌓이고 치은염, 주위염 등을 유발한다. 임플란트를 심은 부위는 신경이 없어서 증상을 알아차리기도 쉽지 않다. 임플란트를 심었다면 치간칫솔, 치실, 구강세정제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집에선 직접 잇몸 안쪽까지 관리하기 힘들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야 한다.”
▷평소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습관처럼 얼음처럼 딱딱한 것을 깨먹다 보면 치아에 미세한 금이 생긴다. 운이 나쁘면 뿌리 쪽에 금이 간다. 잔금은 마땅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 또 자기 전에 반드시 양치질을 해야 한다. 평소에는 침이 치아 사이의 음식물을 씻겨 내려가게 하지만, 수면 중에는 침이 평소의 10%밖에 분비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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