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실적 청신호'에도 여전히 못 웃는 이유

입력 2021-10-21 15:06   수정 2021-10-2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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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화물 시황 호조로 활로를 찾은 국내 대형 항공사들이 3분기에도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다 유가,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삼중고'에 웃지 못하는 형국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매출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지난해 3분기보다 35% 증가한 2조1582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흑자 전환한 2382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증권사가 많지는 않으나 500~600억원대의 영업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긍정적 전망의 주요 요인은 화물 부문 수익성 개선과 꾸준한 물동량. 3분기 항공화물 부문은 전통적으로 비수기지만 수요 대비 공급 증가가 적어 화물 단위당 수익(일드) 강세가 지속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2분기에도 대한항공의 화물 수송은 지난해 2분기보다 29%,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2분기에 비하면 51% 급증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화물 시황 호조를 누리고 있는 대형 항공사들의 하반기 실적은 당초 기대치를 웃돌 것"이라며 "3분기 물동량 호조와 8월부터 반등한 운임을 감안하면 2분기 대비 이익 모멘텀이 뚜렷하다"고 내다봤다.

양사 중 보다 호실적이 기대되는 곳은 대한항공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3분기 매출은 47% 증가한 2조2762억원, 영업익은 3100억원으로 흑자전환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 연구원은 대한항공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겪는 동안 오히려 재무구조 개선을 이룬 거의 유일한 항공사"라면서 "상반기 말 기준 금융부채는 지난해 말보다 2조원 가량 줄었다. 대규모 유상증자 효과이나 동시에 화물 시황 호조를 누리며 영업현금 흐름이 개선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수익성 위주 조업으로 탑재율이 90%대 후반을 기록해 운임 상승 수혜를 누리고 있다.

양사는 글로벌 물류대란 여파로 성수기인 4분기에도 화물 시황 호조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치솟는 유가와 원·달러 환율은 걸림돌이다. 3분기 평균 항공유가는 배럴당 75달러로 2분기보다 7.5% 올랐고, 1년새 무려 74% 급등했다. 항공사 운영비의 20~30%에 달하는 유류비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만큼 실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항공사들이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를 외화로 지급하는 만큼 우상향하는 원·달러 환율 역시 부담이다. 3분기 환율은 2분기보다 54원 뛴 1185원을 기록했다.


대형 항공사에 비해 화물 호조 효과를 누리기 어려운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국내선 여객 수요로 버티고는 있지만 경쟁 심화로 운임이 떨어져 흑자비행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의 경우 3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867억원,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670억원으로 집계됐다. 방 연구원은 "LCC의 누적 영업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현금흐름 확보를 위해 국내선에 집중하고 있으나 수익 기여가 제한적"이라며 "정부의 고용유지보조금과 함께 고정비 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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