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트? 그라파이트가 뭔가요? 골프클럽 장만하기 [골린이 탈출기]

입력 2021-10-22 07:54  



골프를 배우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가장 먼저 장만해야 할 장비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골프 연습장에서는 초보들을 위해 대여용 골프채를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연습용 채로 연습을 할 수 있다.

당연히 골프백이나 골프공 등 장비도 천천히 알아보면 된다. 골프 연습장 첫날 필요한 장비는 골프장갑이다. 골프를 칠 때 양손 장갑을 끼는 분들도 있다고 하는데 오른손잡이라면 왼쪽 장갑만 준비하면 된다. 그립을 정확히 해야 하므로 손이 안에서 너무 놀지 않도록 타이트한 게 좋다고. 일반 운동화와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골프화 또한 준비하면 접지력이 좋아서 발목 회전 등 동작을 해야 할 때도 안정감을 준다. 물론 미끄럼방지 스파이크가 있는 필드용 골프화는 천천히 장만하면 된다.

연습용 골프채로 3개월가량 레슨을 받다 보니 슬슬 추후 필드 나갈 때 대비해서 내 채를 장만해서 연습하고 싶은 욕구가 일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라운드 가면 내 볼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데 채까지 낯설어서야 큰일 나겠다 싶었다.

골프채 브랜드가 너무 다양해서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라이각? 샤프트는 뭐고 그라파이트는 또 뭔지. 클럽을 알아보기 전 레슨프로에게 어떤 게 좋은지 물어봤다. 어떤 이들은 절대 레슨프로가 추천하는 채로 사지 말라는 사람도 있었지만 레슨프로는 내 신체 조건은 물론 스윙 스피드나 힘 등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나마 다양한 브랜드 중 내게 가장 적합한 걸 추천해주지 않을까 싶었다.

레슨프로는 클럽을 풀세트로 살 건지, 아이언 따로 드라이버 따로 살 건지부터 물었다. 한 브랜드에서 풀세트로 장만하면 가격적으로 유리하지만 최근에는 자신에게 맞는 골프채를 다양하게 구비하는 사람도 많은 듯했다. 난 일단 풀세트를 하겠다고 답했다. 레슨프로는 "T사 골프채가 좋긴 좋은데 가격대가 좀 높다. 아이언은 요즘 Y 제품도 괜찮더라. 그렇지만 제가 볼 때 회원님에게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데는 P다. 이 외에도 M이나 Y도 좋을 것 같으니 다양하게 알아보라"고 몇 개 브랜드를 추천해 줬다.

이에 골프에 대해 잘 아는 지인에게 골프채 상담했다가 '그라파이트 vs 스틸' 얘기를 듣다 보니 머리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

골프클럽을 검색하면 너무 많은 종류, 다양한 제품이 있어 어떤게 내게 맞을지 알 수 없었다.

골프클럽 너무 중요한데 도대체 뭘 기준삼아 사야하는 거지? 골프에 입문하면서 클럽을 준비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는 너무도 많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인 가격을 비롯해 클럽별 샤프트와 강도 무게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샤프트를 고를 때 가장 많이 듣는 용어는 그라파이트와 스틸이다.

스틸 샤프트 또한 중량과 경량으로 나뉘는데 스윙 스피드가 빠르다면 무거운 샤프트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지만 골린이의 경우 정확성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고 한다. 얘기를 들을수록 '아 역시 나는 이런 거 꼼꼼히 알아보는 건 적성에 안 맞는구나' 확신이 들었다. 해외여행을 갈 때도 현지 맛집, 갈만한 곳 구석구석 검색해서 여행 일정을 완벽히 짜 가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비행기와 숙소만 결정한 후 현지 호텔 체크인한 후 호텔 방에 앉아 '오늘 저녁 어디 가서 뭐 먹지' 검색하는 편이라 그런 나의 성향은 골프에도 나타났다.

주변에 조언을 구하던 중 골프 스윙과 신체 구조에 따라 적당한 채를 추천해준다는 피팅센터에 대해 듣게 됐고 이거다 싶어 덥석 예약부터 했다.




피팅센터에서는 키, 손 길이와 손목부터 지면까지의 길이를 잰 후 그에 맞는 라이각을 세팅해줬다. 손가락 길이에 맞춰 그립 두께도 사람마다 달라야 한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쉽게 말하면 좀 더 쉬운 채로 시작을 할 것이냐, 내게 좀 버거운 클럽을 선택해 처음엔 고전하겠지만 장기전을 도모할 것이냐의 문제였다. 나는 당장 라운드를 나가 볼이 뜰지도 의문스러운 골린이인데다 그렇게 자주 라운드를 하러 갈 것 같지도 않아 적당하게 쉬운 채를 선택하기로 했다. 즐거워지려고 시작한 운동인데 스트레스를 받아 가며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피팅센터에서 약 30~40분 정도 스윙도 해보고 비거리도 측정했다. 이를 통해 내게 맞는 클럽을 추천받으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물론 굳이 피팅센터에 가지 않더라도 다양한 골프채 그립을 직접 잡아보고 스윙도 해본 후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장만하길 추천한다.

골프채 언박싱하는데 가슴이 두근두근. 내 채를 쥐어보니 이제 본격적으로 더 열심히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업그레이드된 부푼 마음으로 연습장 입성! 자 다시 새마음으로 시작하자!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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