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좀 해봐" 만취한 중대장, 병사 얼굴에 소주 뿌렸다

입력 2021-10-21 17:53   수정 2021-10-21 17:54


육군 15사단에서 근무하는 한 중대장이 음주 회식 이후 만취한 상태로 부하 병사들에게 얼굴에 소주를 뿌리는 등의 가혹 행위와 욕설을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15사단 중대장 음주 회식 가혹행위'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현재 15사단에서 복무하고 있다고 밝힌 제보자 A 씨는 "만취한 중대장으로부터 폭언 및 구타를 당하고 얼굴에 술을 맞았다"면서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A 씨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5시께 해당 중대장은 훈련을 마친 뒤 훈련에 참여했던 인원들과 함께 회식을 진행했다. 만취한 중대장은 A 씨의 생활관에 들어와 "여기가 최고참 생활관이지? 너희 노래나 좀 해봐라"라면서 부하들을 노래방으로 데려갔다. 노래방에서 중대장은 주먹으로 A 씨의 어깨를 때리면서 욕설까지 내뱉었다고 한다.

이후 막사로 복귀한 중대장은 오후 8시 30분께 전 병력을 복도로 집합시켰고, 부하들을 일렬로 세운 뒤 종이컵에 소주를 나눠줬다. 이 과정에서 중대장은 A 씨에게 석 잔을 연거푸 따라줬고, 잔에 다 마시지 못 한 술이 남아있자 이를 A 씨 얼굴에 뿌리면서 욕설을 했다고 한다.

A 씨는 "자리를 피한 저는 너무 화가 나고 억울해서 생활관에 주저앉아 울부짖으며 울었다"며 "중대장은 이 모든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20일 아침에도 다른 간부에게 '술자리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전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되자 그제야 저를 불러 사과했다"고 했다.

이어 "중대장은 언제나 부조리를 없애야 한다고 말해왔다"며 "그런 중대장에게 저는 말도 안 되는 부조리를 당했다. 원해서 온 곳도 아닌 군대에서 이런 취급을 당했다는 사실에 미칠 듯이 화가 나고 억울하고 슬프다"고 토로했다.

부대 측은 해당 중대장을 즉시 직무에서 배제하고 병사들과 분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사단 관계자는 "사건 발생 다음 날 해당 간부는 본인의 과오를 인식하고 스스로 사단에 보고했다"며 "사단은 비록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해도 묵과할 수 없는 행위이기에 즉시 해당 간부의 직무를 배제하고 분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사단 법무·군사경찰·감찰에서 합동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관련 법규 및 절차에 의거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며 피해 용사의 심리적 안정과 지원을 위해 병영생활전문상담관 면담 등 필요한 보호조치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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