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이 올 들어 수상한 전환사채(CB) 거래를 통해 5명의 투자자에게 주식 전환 차익을 몰아준 정황이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이런 거래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의 ‘변호사 비용’으로 쓰였을 개연성이 크다”며 금융당국과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지사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 지목된 20억원어치 주식은 쌍방울이 지난해 4월 발행한 CB로 추정된다”며 “사내 사정을 잘 아는 내부자들이 특정 개인에게 이익을 몰아준 정황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 지사가 변호사비로 준 주식 20억원은 한 회사의 CB’라는 언론사 기사를 제시하며 “이렇게 받은 주식이 쌍방울 CB일 개연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친문 성향의 ‘깨어있는 시민연대’는 “이재명 캠프 소속 이태형 변호사가 과거 이 지사 부부를 변호하면서 변호 비용으로 현금 3억원과 3년 뒤 팔 수 있는 상장사 주식 20억원어치를 받았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윤 의원은 쌍방울 CB로 5명의 개인투자자에게 수익을 몰아준 구체적인 구조도 공개했다. 쌍방울은 지난해 4월 3일 9차 CB를 발행해 45억원을 조달한 뒤 올해 3월 조기상환권을 행사해 CB를 회수했다. 그런데 돌연 이 CB를 지난 6월 10일 제3자에게 48억6000만원에 매각했다. 당시 쌍방울 주가는 이스타항공 인수 계획을 발표하면서 단기 급등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CB를 725만여 주 주식으로 전환했다. 윤 의원은 “이스타항공 인수의향서로 CB 가치가 100억원으로 오른 상황에서 해당 CB를 48억6000만원에 매각했다”며 “당시 대주 거래 등을 활용하면 시세차익 50억원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CB 청구인 5명의 명단과 거래내역을 파악해 수사기관에 통보하라”고 금융당국에 요구했다.
윤 의원은 이런 CB 거래를 통해 이 지사의 변호사 비용으로 이 변호사 등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약 두 달간 쌍방울 계열사인 비비안의 사외이사를 맡았다. 이와 관련 이 지사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변호사 비용으로 총 2억5000만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이재명 캠프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고발 단체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나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GIO가 국감장에 나온 건 3년 만이며 김 의장은 이번 국감에만 세 번째 불려왔다. 김 의장은 ‘다음과 네이버는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독과점 사업자’라는 지적에 “뉴스 유통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다”며 “미진한 부분은 사과드리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해당 최고경영자(CEO)와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좌동욱/오형주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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