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경희대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서정섭 동신관유리공업(주) 회장(경희대 법과대학 58학번)과 정태류 전 일양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경희대 법학대학 58학번)가 그들이다. 이들은 서 회장의 기부 전달식을 위해 서울캠퍼스를 찾았다. 서 회장은 모교인 경희대에 2억 원을 기부했다. 발전기금 전달식에는 한균태 총장과 윤여준 대외협력처장 등이 참석했다.
서 회장과 정 변호사는 대학 시절과 달라진 본관의 모습을 보며 감회에 잠기기도 했다. 정 변호사는 “입학했을 때에는 본관 양쪽 날개가 없었다. 우측 날개 자리에는 가설 화장실이 있어서, 비가 많이 오면 난리가 나곤 했다”며 추억을 떠올렸다. 서 회장 “같은 건물이 맞는지 싶을 정도로 많이 변했다”며 “학교가 많이 발전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모교에 도움 주려는 마음으로 이어온 기부 활동
서 회장의 기부는 처음이 아니다. 법과대학에 사법고시준비생 연구기금, 법학과 기금 등으로 총 10차례에 걸쳐 1억900만원을 기부해왔다. 이날 동행한 정 변호사도 일반발전기금(서울), 평화의 전당 기금, 법학과 기금 등으로 13차례에 걸쳐 6천600만원을 기부했다. 모교에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으로 기부를 이어왔다.
서 회장의 대학 생활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일과 학업을 병행했다. 동기와 비교해 3년이 더 걸린 졸업이었다. 서 회장은 “대학 생활의 낭만보다 오로지 졸업만 생각 했다. 특별히 친구도 사귀지 못했고 사업을 시작한 이후 만난 정태류 변호사가 가장 친한 친구”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엠플(밀폐형 주사용 유리용기)과 바이알(주사용 유리용기) 제조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다. 60년대 후반 우리보다 앞선 기술을 갖고 있던 일본의 관련 업체를 무작정 찾아가서 기술을 배웠다. 그렇게 배운 기술력을 한국에서 발전시켜 지금은 해외에서도 한국의 기술을 배우려고 할 정도이다.
법과는 관련이 없는 사업이었지만, 대학에서 배운 내용은 서 회장의 삶의 든든한 뿌리가 됐다. 서 회장은 “대학에서 법철학을 배웠는데, 법철학은 삶의 길을 배운 것과 같았다. 사업을 하며 세상의 이치를 잘 따랐다고 생각한다”며 “회사 운영도 돈을 벌고자 한 것이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철학의 밑바탕에는 대학 시절 은사님들의 말씀들이 쌓인 결과이다”고 말했다.
한균태 경희대 총장은 “기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경희대는 코로나19라는 예상하지 못한 위기를 구성원과 합심해서 슬기롭게 지나오고 있다. 이런 시기의 기부가 가뭄의 단비처럼 감사한 마음이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사람이 나이를 먹으며 쇠약해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만, 선배님들의 건강한 모습을 보니 힘이 난다”며 “모교에 대한 동문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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