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이날 국감에서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 등을 둘러싸고 충돌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산저축은행 대출금이 화천대유 등의 종잣돈이 됐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실수사 의혹을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병철 민주당 의원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주임 검사가 윤석열 아니냐"며 "만약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부실 수사한 것이 드러나면 윤석열 씨는 대통령 후보에서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습니다.
이에 국민의힘은 부산저축은행 부실 대출의 뿌리를 찾아가면 노무현 정부에 이른다고 반격에 나섰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003년에 부산저축은행이 퇴출 위기에 몰렸을 때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 대주주의 부탁을 받아 금감원 국장에게 연락해 신중하게 처리해달라고 했다"며 "그래서 결국 부산저축은행이 살아나서 나중에 (2011년) 사태까지 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 후에 문재인 대표가 있는 법무법인 부산이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70억∼80억원의 수임료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금감원 전화 건은 당시 검찰수사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전국저축은행피해자대책위원회는 2012년 11월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던 문 대통령을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부산저축은행을 조사하던 금감원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조사 무마를 청탁했다는 게 고발 내용이었습니다. 대책위는 문 대통령이 대표 변호사로 있던 법무법인 부산이 2004∼2007년 부산저축은행에서 받은 수임료 59억원도 수임료를 빙자한 청탁 대가이며, 이 중 10억여 원을 문 전 후보가 받은 것은 알선수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그러나 이듬해 문 대통령을 "원칙대로 다 조사했지만 고발 혐의를 입증할 근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문 대통령 측은 검찰 수사에서 '금감원에 압력을 넣거나 청탁한 사실이 없고 수임료 역시 정당하게 받은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 대통령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던 대장동 의혹 건이 부산저축은행 사태까지 거슬러 올라가 윤 전 총장에 이어 문 대통령까지 소환시키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여야 간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의혹 제기는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과연 대장동 사건 처리가 산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숨겨져 있던 의혹까지 들춰내고 있는 것일까요. 검찰과 경찰의 부실수사 정황이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의혹은 해소되지 않은 채 물음표만 쌓이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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