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검찰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배임 혐의를 뺀 상태로 기소한 것을 두고 "검찰이 무슨 이재명 사수대냐"며 분노했다.
윤 전 총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을 기소하면서 뇌물죄만 적용하고 배임죄를 뺀 것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범죄를 숨기고, 그에 대한 수사까지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구속영장에 적시된 혐의가 기소 과정에서 빠지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하면서 시장실을 빼먹지를 않나, 유 전 본부장을 체포하면서 창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를 못 찾지를 않나. 도대체 검찰이 뭐 하자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검찰이 무슨 이재명 사수대냐. 지금까지 이런 검찰을 본 적이 없다"라고 했다.
그는 "공범 수사를 위해 배임죄를 남겨 뒀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이 지사를 비롯한 공범 혐의를 받는 자들에 대해 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라며 "그런 의도가 아니라면 이렇듯 수사의 ABC도 모르는 짓을 할 리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직 검찰총장으로서 가슴이 아프다. 문재인 정권의 거짓 검찰개혁이 이렇게까지 검찰을 망가뜨리는 것을 보고 있자니 마치 제 몸이 부서지는 것 같다"며 "만약 이렇게 수사를 미루고 뭉개다가 진실이 드러나면 현 검찰 수뇌부와 대장동 수사팀은 사법적 단죄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기소하면서 구속 영장 범죄사실에 넣었던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는 공소사실에서 제외했다. 배임 혐의는 공범 관계나 구체적 행위 분담 등을 명확히 한 뒤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구속 영장 심사 과정에서 배임 논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만큼 유 전 본부장 공소사실에 배임을 포함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재판에 넘긴 뒤로도 조사를 이어가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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