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 중 연료소모 줄이고, 최적 속도 가능
글로벌 탄소규제로 다른 선사들도 대거 채택할 듯
국내 최대 원양선사 HMM이 운항 중 연료소모를 줄이고, 최적의 속도를 내기 위해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에너지솔루션시스템에 대한 실선 테스트에 나섰다. 3개월간 테스트 후 본계약을 거쳐 다양한 선박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2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부산지사는 최근 국내 중소기업 뉴월드마리타임이 개발한 선박 에너지 최적화 시스템(ECOSS)을 실제 선박에 시범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ECOSS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기상·해상 상태, 항해 이력, 선적량, 엔진, 상태 등 각종 항해 정보를 입력한 후 최적의 속도(RPM)를 산출하는 시스템 및 솔루션이다. 2009년 설립된 뉴월드마리타임이 2010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시스템의 핵심은 운항 중 연료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자동차에 비유하면 운전습관을 개선하는 솔루션이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언덕길이나 내리막길에선 본인의 이른바 ‘감’으로 엑셀을 밟게 된다. 이 때 운전자의 운전습관에 따라 부적절한 속도로 운전하게 돼 연료낭비가 발생하게 된다. 더욱이 선박은 바다의 수많은 환경변화에 따라 적절한 속력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뉴월드마리타임이 개발한 ECOSS는 항해 시 발생하는 여러 환경변수의 결과로 나타나는 슬립을 실시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저항을 최소화하고, 운항시간에 맞도록 알고리즘이 가동하면서 RPM을 제시한다. 선박 프로펠러 회전 수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이 때문에 숙련된 승무원이나 경험치가 낮은 승무원이라도 실시간 제시하는 RPM으로 운항할 수 있다. 선박 안전에만 집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불필요한 연료를 절감하게 돼 탄소배출까지 줄이는 효과가 있다.
HMM은 3개월 간의 실선 테스트를 거쳐 뉴월드마리타임과 본계약을 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용훈 뉴월드마리타임 대표는 “선박 탄소중립의 실현에 앞서가고 있는 HMM의 테스트 결과에 따라 국내 다른 선사들도 채택을 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된 지 10년이 넘은데다 이미 57척 선박에 적용한 노하우가 있어 조만간 설치선박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에서 발효한 탄소배출규제(CII) 여파로 대다수 선박들이 속도규제를 받게 되는 상황에서 ECOSS는 더욱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COSS를 설치하면 동일 속도에서 탄소배출량이 줄어들어 선박의 등급 향상과 수명연장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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