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면, 내가 떠난줄 아세요. 스쳐가는 바람뒤로 그리움만 남긴채~. 1990년대 인기 있었던 가수 김지연의 노래 가사입니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차분하고 조용한 내용의 가사여서 따라 부르곤 했었습니다. 은행에서는 연말이 다가오고, 기온이 내려가는 쌀쌀한 날씨가 되면 연말까지 입금해야 세금 혜택을 보는 상품에 대한 문의가 늘면서 가입도 증가합니다.
자산가분들은 세금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세율에 대해서도 신경을 많이 씁니다.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금융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로 과세하는 것이 금융소득 종합과세 제도입니다. 금융소득 2000만원 초과 소득에 대해 최대 49.5%(지방소득세 포함)까지 과세되므로 세제혜택이 있는 상품은 대부분 이용합니다.
필자와 같은 직장인들은 개인별로 적용받는 상품을, 한도 범위 내 불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세제혜택 상품에 가입하고 입금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월급계좌에 들어오는 현금 숫자가 달라집니다.
세제혜택 상품은 크게 3가지로, 비과세, 세액공제, 소득공제 혜택 상품으로 나눠집니다.
먼저 비과세 상품입니다. 비과세는 적용받는 세율이 0%로, 세금은 전혀 납부하지 않습니다. 비과세종합저축은 만 65세 이상 거주자, 장애인, 독립유공자 등을 대상으로 개인별 5000만원까지 가입이 가능합니다. 비과세보험은 일시납 1억원, 적립식 월 150만원이 납입한도이며, 적립식은 5년이상, 일시납은 10년 이상 경과해야 세제혜택을 받습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은 순이익 200만원까지 비과세(서민형은 400만원까지), 초과분은 9.9%로 분리과세됩니다. 대신 연간 불입한도가 2000만원으로 제한됩니다.
세금 산출의 과정은 과세표준의 이전과 이후로 나눠집니다. 과세표준이란 세금이 적용되는 세율의 대상이 되는 금액을 말하는 것으로, 이 과세표준이 낮을수록 적용받는 세율이 줄어듭니다. 소득공제란 과세표준을 낮추기 위한 공제, 즉 감면입니다. 예를 들어 연간 소득금액을 5000만원을 기준으로 세율이 결정되느냐, 4500만원을 기준으로 과세표준이 결정되느냐에 따라 세율이 달라집니다. 아래 표에서 5000만원은 24%, 4500만원은 15% 세율로 적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액공제는 소득공제와 달리 과세표준 이후에서 세금을 줄여주는 기능을 합니다. 과세표준에서 세율을 곱한 금액을 산출세액이라고 하며, 산출세액에서 세액공제금액을 뺀 금액이 실제로 납부해야 할 결정세액인데, 세액공제가 클수록 실제로 납부해야 할 결정세액이 줄어들게 됩니다.
몇 달 남지 않은 연말까지 불입하는 금액에 대해,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 상품에 대해서 더 알아봅니다.
위 표에서 총 급여 5500만원 이하인 경우, 연간 900만원을 개인형퇴직연금(IRP)에 불입하면 최대 148만5000원을 납부한 세금에서 다음 해에 돌려받습니다.(900만원 X 세액 공제율 16.5% = 148만5000원)
그리고 IRP + 연금저축을 합산해 연간 최대 1800만원까지 불입할 수 있고, 세액공제는 700 ~ 900만원 납입분까지 가능합니다. 1800만원까지 분리과세가 되기 때문에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해당되는 투자자들은 1800만원을 연말까지 채우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개인형IRP와 연금저축 상품은 5년 이상 납입하고, 만 55세 이후 연금을 수령하는 상품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금액을 납부하고, 정기예금과 펀드, 보험 등 다양한 상품에 분산 투자해 수익률 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연금수령 시기가 5년 이상 충분히 남아있는 경우에는 펀드 등 투자상품을 적절하게 자산배분하여 투자하면 세금이연 효과와 장기투자 성과를 같이 기대할 수 있습니다. 펀드투자에 자신이 없거나 경험이 부족한 초보 투자자들은 타깃데이트펀드(TDF) 상품을 포트폴리오에 일정부분 배분해 투자하는 것도 좋은 대안입니다.(필자의 '알아서 다해주는 펀드가 있다? 이럴 때 'TDF' 추천합니다' 참조하면 도움이 됩니다.)
필자는 그동안 700만원 한도에 맞게 IRP 상품에 입금했지만, 50세 이상에 해당돼 200만원 추가 입금이 가능합니다. 올해는 900만원까지 넣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TDF 펀드를 포함해 다양한 국내, 해외 펀드상품에 분산하여 투자하고 있습니다.
날씨가 차가워지고, 연말이 다가오면 연초에 계획했던 일들에 대해서 잘 진행이 되고 있는지 확인도 하고, 마무리를 잘 하기 위해 관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와 더불어 조금만 신경 쓰면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체크해 납입 한도만큼 불입하면 2022년에 세금을 더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옆의 동료는 세금을 현금으로 돌려받는데, 나는 소외되지 않도록 잘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매년 찬 바람이 부는 계절이 되면, 세제혜택 상품에 대해 점검해 보고, 한 해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다른 일들도 함께 점검하는 시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PWM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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