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은 21일(현지시간) 내놓은 ‘원자재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에너지 가격이 지난해 대비 평균 8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도 고공행진을 지속하다 하반기부터 공급 병목 현상이 완화하면서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한 코제 세계은행 개발전망국장은 보고서에서 “에너지 가격 급등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현상에 단기적으로 중요한 위험 요소”라면서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에너지 수입국의 성장에는 부담이 되고, 성장 동력을 에너지 수출국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평균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로 작년에 비해 70% 상승할 것으로 봤다. 수요 증가로 내년에는 팬데믹 이전 수준인 배럴당 74달러까지 뛸 것으로 예상했다.
농업과 금속을 포함한 비(非)에너지 부문 가격은 올해 강세를 보였지만 내년에는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금속 가격은 올해 48% 오른 뒤 내년엔 5% 하락하고, 올해 22% 가까이 급등한 농산물 가격도 내년에 공급 여건이 개선되고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면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천연가스나 석탄의 경우 올해 공급 제약과 전력 수요 반등 속에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요 완화와 공급 개선으로 내년 하반기엔 내려갈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몇몇 소비재 가격은 올해보다 더 크게 올라 2011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단기적으로는 부족한 재고 물량과 지속적인 공급 병목 현상으로 추가적인 가격 폭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세계은행은 또 최근 심화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를 비롯해 기후변화, 코로나19 재확산 등도 물가 불안 요인으로 거론했다. 세계은행은 “각국이 신재생에너지원 개발을 가속화하고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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