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는 이날 민족민주열사묘역 입구 바닥에 깔려 있는 전 전 대통령 기념 비석을 밟고 한동안 멈춰섰다. 그는 “올 때마다 잊지 않고 꼭 밟고 지나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에 대해 “민중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체제 속에서 혜택만 누리던 분이어서 전두환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엄혹함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전두환 찬양은 한국판 홀로코스트법을 제정해서라도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전두환이라는 이름을 쓸 때마다 뭐라고 호칭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통령 예우가 박탈됐죠?”라고 물었다. 그는 “전두환 씨는 국민을 지키라는 총칼로 주권자인 국민을 집단 살상한, 어떤 경우에도 용서할 수 없는 학살 반란범”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국가 폭력범죄에 대해선 공소시효를 배제하고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며 “전두환 그 분이 제발 오래 사셔서 꼭 처벌받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오후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어 25일 밤 12시까지 경지지사로서의 소임을 마치고 지사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식 사임일은 26일 0시다. 그는 “당이 원하는 바도 있고, 신속하게 선대위를 구성해야 하는 당의 입장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선 패배 후 칩거 중이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1주일 만에 침묵을 깨고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경선 이후 최대한 조용히 지내고 있었지만 윤석열 씨 언동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저런 사람이 국가 최고책임자가 되겠다고 행세하는 현실은 대한민국의 위기를 예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씨는 광주와 전두환 독재 희생자들께 머리 숙여 사죄하고 대선 주자 행세를 그만두라”고 압박했다.
고은이/전범진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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