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조향·제동·현가·구동 시스템을 바퀴에 접목시킨 ‘e-코너 모듈’ (사진)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발표했다. 각종 장치를 기계 축으로 바퀴에 연결하지 않아도 돼 차량 내부 공간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 휠베이스(축거)를 차량 특징에 맞춰 쉽게 바꿀 수 있고 문 방향과 차량 크기 등 설계에 따른 제약도 사라진다.
기존 차량은 운전대부터 바퀴까지 부품을 기계 축으로 연결했다. 차량 내부 공간과 회전각이 좁아 30도가량만 바퀴를 회전할 수 있었다. 이번에 개발한 신기술을 접목하면 병원, 카페 등 장소의 특징에 따라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특화 설계할 수 있다.
바퀴를 90도까지 회전하면 자동차를 좌우로 움직이는 ‘크랩 주행’,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제로 턴’ 등이 가능해진다. 골목길 평행 주차도 편리해진다. 복잡한 도심에서 차량을 원하는 대로 운행해 주행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신뢰성 및 양산성을 검토한 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로부터 수주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2023년까지 4개 바퀴에 적용하는 e-코너 모듈을 통합 제어해 실제 차에 적용할 수 있는 ‘스케이트보드 모듈’을 개발할 계획이다. 스케이트보드 모듈은 섀시(차량 뼈대) 프레임에 조향·제동 등 핵심 부품과 전기차 부품을 합친 대단위 플랫폼이다. 2025년까지 스케이트보드 모듈에 자율주행 제어기술을 접목해 PBV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특정 부품만 생산하는 다른 부품사와 달리 조향, 제동, 커넥티비티(연결성), 전동화 등 다양한 핵심 부품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기반으로 개발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e-코너 모듈은 각종 장치를 한 번에 모아 적용하면서 주행 안정성까지 확보해야 해 아직 세계적으로 양산된 사례가 없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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