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최고경영자(CEO)를 LG그룹의 '실질적 2인자'로 꼽히는 권영수 ㈜LG 부회장(사진)으로 전격 교체한다. 제네럴모터스(GM) 전기차 화재 관련 대규모 리콜 사태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사령탑을 교체해 배터리 사업에 한층 무게감이 실리게 됐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이사회를 열어 권 부회장을 CEO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다음달 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공식 승인을 받고 LG에너지솔루션 CEO로서 업무를 시작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 GM,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0조원 규모의 수주 물량을 순조롭게 공급해야 하는 것은 물론 기업공개(IPO)까지 앞둔 중요 국면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 사업 경험이 있는 그룹내 핵심 인사인 권 부회장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최근 리콜을 슬기롭게 마무리했다. 성장 기반을 탄탄히 해 글로벌 1등 배터리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라며 "중요 전환기에 새 CEO가 구성원들의 구심점이 돼 시장 지배력을 확고히 하고 시장에 신뢰를 주는 것이 절실하다는 데 이사회가 의견을 같이하고 권 부회장을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고객사와 투자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게 높은 신뢰를 줄 수 있는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 관계자는 "권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이 가장 신뢰하는 경영자 중 한 명"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2012년부터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아 아우디, 다임러 등 글로벌 유수의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를 이끌어내 취임 2년 만에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를 10여개에서 20여개로 늘리는 실적을 거뒀다.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중대형 배터리를 시장 1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권 부회장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와 CEO를 거치면서 여러 대규모 글로벌 사업장을 안정적이고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구광모 대표를 보좌하는 지주회사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LG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