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25일 TV토론에서 일제히 ‘이재명 때리기’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기지사직을 사퇴하며 대선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후보들이 ‘집안싸움’보다 ‘이재명 공격’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충청지역 TV토론회에서 “‘공평한 파멸’을 바라는 마음이 이재명 후보의 상당한 지지 기반”이라며 이런 정서에 적절히 대처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 전 지사는 “요즘 SNS상에서는 ‘청년들이 더 이상 꿈을 꾸지 않으며 불공평한 생존보다는 공평한 파멸을 바라기 시작했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며 “정치인들에게 한두 번 속는 것도 아니고, 세상을 개선시켜주길 바라기보다 차라리 자신보다 많이 가지고 잘나가는 사람들을 끌어내려 속시원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지사를 지지하는 게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그 가면을 벗겨낼 모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그런 분들에게 공정과 상식을 통해 희망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이 마치 흙수저라고 하면 어려운 입장을 다 이해해줄 것처럼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자기와 같은 입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보호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었다면 절대로 대장동 같은 일이 생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 지사를 키우는 건 사회에 대한 증오심”이라며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대한민국에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앞서 홍 의원이 발표한 공매도 폐지 공약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홍 의원은 이날 대선캠프 사무실에서 ‘주식시장 공매도 완전 폐지’ ‘부동산 종합부동산세 폐지’ ‘서울 도심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최대 1500%까지 상향 조정’ 등의 경제 공약을 내놨다.
이에 유 전 의원은 “공매도 완전 폐지는 지나치게 급진적인 공약”이라며 “미국 영국 등 큰 자본시장을 가진 어떤 나라도 공매도를 완전 폐지한 사례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 개미투자자들이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한국 자본시장은 이미 세계 10대 대국에 들어갔기 때문에 투자 메리트가 있다”며 “공매도를 폐지해도 해외 자본이 한국을 떠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성상훈/이동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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