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이어 전기차…폭스콘의 도전

입력 2021-10-26 15:56   수정 2021-10-26 15:57


1998년 미국 오하이오 신시내티에 제너럴모터스(GM)의 밴과 캠핑카 섀시(뼈대)인 ‘P30/P32’를 생산하는 회사 ‘워크호스’가 설립됐다. 이후 워크호스는 2005년 디젤 엔진 및 상용차 제조사로 유명한 나비스타에 인수됐다. 나비스타는 2012년 적자로 인해 워크호스 공장을 폐쇄했다. 이후 2015년 전기차 기업 AMP가 워크호스 섀시의 지식재산권을 사들여 전기 캠핑카를 만들었다. AMP는 사명을 워크하우스그룹으로 바꿨다. 2016년 워크호스는 전기 픽업트럭 ‘W-15’을 개발했다.

2019년 워크호스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스티브 번스는 투자자들과 함께 GM의 오하이오 로즈타운공장을 인수했다. W-15 개발 이후 대량 생산을 하지 못했으나 로즈타운공장 인수로 활로를 뚫게 됐다.

전기 픽업트럭 W-15의 공식 차명은 ‘인듀런스’(사진)다. 109㎾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됐고, 허브 전기 모터 4개가 각 바퀴에 부착된 ‘인휠 모터’ 방식이다. 인휠 모터 구동 방식은 동력 손실이 적고 구동축이 없어 실내 공간이 넓어진다. 각 바퀴를 개별 제어하는 만큼 주행 안정성이 높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하다. 모터가 바퀴에 있어 충격에 취약하다. 내구성이 전제된 상태여야 제대로 쓸 수 있다. 2018년부터 현대자동차가 전기버스에 사용했던 인휠 모터도 진동을 견디지 못해 자주 문제를 일으켰고, 2019년엔 일반 전기 모터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로즈타운은 인휠 모터 방식이 전기차에 딱 맞는 구동 방식이라고 여긴다. 내년부터 인휠 모터를 적용한 차량을 대량 생산할 예정이다. 전기 픽업트럭을 양산하는 리비안 등과 경쟁하겠다는 계획이다. 리비안 전기 픽업트럭은 최고 600마력의 힘으로 시속 128㎞까지 속력을 낼 수 있다.

로즈타운이 최근 자동차업계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대만 폭스콘에 약 3300억원에 인수되면서다. 폭스콘이 로즈타운을 인수한 이유는 간단하다. 내연기관 시대가 저물어가면서 다양한 전기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IT 기업도 전기차 사업에 눈독을 들이며 직접 생산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다. 스타트업은 거대한 전기차 생산 시설을 갖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 등 IT 기업들도 직접 제조가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제조에 특화된 폭스콘이 전기차도 아이폰처럼 대신 만들어 주겠다는 뜻이다. 미국 전기차 기업 피스커가 폭스콘과 공동 생산에 나선 것은 결국 생산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의미가 없어서다. 앞서 폭스콘이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합작공장을 짓는 것도 누가 요구하든 원하는 전기차를 만들어 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폭스콘의 생산 전략에 따라 로즈타운은 인듀런스를 2022년부터 대량 생산하기로 했다. 미국 내 픽업트럭 강자인 포드와 GM 등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다. 과거엔 내연기관이라는 기술의 장벽으로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지 못했지만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휠 모터의 강점과 폭스콘 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덩치를 키우겠다는 의지다.

미국의 많은 전기차 스타트업이 꿈을 실현하는 사이, 국내는 어떨까? 새로운 전기차 개발에 나서겠다는 스타트업도 없고 생산할 곳도 마땅치 않다. 시장 규모가 작다는 점이 한계로 꼽히지만, 한국의 제조 강점은 해외 기업의 위탁 생산 요청을 충분히 끌어들일 수 있다.

권용주 <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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