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명을 넘어섰다. 월급을 받는 임금근로자 10명 중 4명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노인 단기 일자리를 대거 공급한 결과다. 비정규직을 없애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정책 목표와 달리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역대 최대 규모로 치솟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806만6000명이었다. 작년 동월 대비 64만명 증가했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800만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첫 해인 2017년 8월 657만명이었던 비정규직 근로자는 임기 말인 올해 150만명 가량 늘었다. 통계청은 이와 관련해 "통계 기준 개편으로 인해 2018년 이전 자료와 2019년 이후 자료는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 2019년과 비교해도 비정규직 근로자는 58만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전체 임금근로자 2099만2000명 중 38.4%에 해당한다. 작년 36.3%에서 2.1%포인트 늘었다. 정규직 근로자는 올해 1292만7000명이었다. 작년에 비해 9만4000명 줄었다.
비정규직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정부가 노인 단기 일자리를 대거 공급한 것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연령별 비정규직 규모를 보면 60세 이상이 가장 많았다. 60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213만2000명에서 240만3000명으로 27만1000명 증가했다. 50대는 154만3000명에서 166만7000명으로 12만4000명 늘었다.
산업별로는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22만 8000명), 교육서비스업(8만 5000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및임대서비스업(6만 6000명)에서 증가했고, 공공행정·국방및사회보장행정(-2만 2000명) 등에서는 줄었다.
근로 형태별로 보면 한시적 근로자는 517만 1000명으로 56만 4000명 증가했다. 시간제 근로자(351만 2000명)는 26만명, 비전형 근로자(227만 8000명)는 20만5000명 각각 늘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참고자료를 내고 "비정규직 관련 주요 근로 여건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비정규직 중 자발적 선택 근로자 비중이 59.9%로 3.3%포인트 확대되고, 월평균 임금도 3.4%올랐다는 점이 언급됐다. 고용 안정성 지표로 꼽히는 사회보험 가입률도 고용보험 6.5%포인트, 건강보험 1.3%포인트, 국민연금 0.6%포인트 등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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