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일어난 KT 유·무선 통신장애를 두고 KT가 손해배상에 나설 경우 배상 비용이 73억원 가량이 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5일 보고서를 통해 "1시간 가량 (통신) 서비스 불가에 대해 일할 계산 형태로 손해배상하는 안을 가정할 경우 KT에 73억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김 연구원은 "KT 약관에 따르면 법리적인 배상액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KT가 약관 기준을 준용해 손해배상을 한다고 가정할 경우엔 약 73억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이용자의 과실·부주의가 아닌 이유로 통신 서비스가 연속 3시간 이상 끊긴 경우부터 요금을 배상한다.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은 시간당 월정액(기본료)과 부가사용료의 6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인터넷TV(IPTV)는 시간당 평균요금의 3배를 기준으로 보상한다.
73억원은 이 규정과 KT의 가입자 수 등을 기반으로 추정한 금액이다. 해당월 요금을 일 24시간 기준으로 나눠 한 시간당 통신요금을 계산하고, 여기에다 이용하지 못한 시간수를 곱한 뒤 약관에 따라 6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따져보는 식이다. 이 금액을 지난 9월말 기준 KT 유무선 통신서비스 가입자 수(추정치)로 곱하면 전체 배상액을 추정할 수 있다. KB증권은 9월 말 기준 KT의 무선 서비스 가입자 수를 2277만명으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916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73억원은 KT의 올 4분기 추정 영업이익(2910억원)의 2.5% 수준"이라며 "KT는 2018년 서울 아현 지사 화재사건 당시 보상금을 지급하는 한편 고객 110만명에 1개월치 요금을 감면한 사례가 있어 손해배상액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통신업계에선 실제 보상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추산 금액이 개인 이용자 기준으로 소상공인과 기업 등의 추가 영업 피해를 반영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25일 'KT발 전국 통신 대란'은 최장 85분 이어졌다. 이날 점심시간을 전후로 KT의 통신 장애가 발생하면서 카페, 식당, 편의점 등 소상공인들의 영업 차질이 잇따랐다. 카드결제 단말기와 포스(POS·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의 인터넷 연결이 먹통이 됐기 때문이다. 일부 대형마트와 편의점 이용자들도 불편을 겪었다. KT는 이번 장애가 네트워크 경로설정(라우팅) 오류 때문에 발생했다고 밝혔다.
KT는 보상안 수립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일단 피해 사실을 집계한 뒤 보상안을 마련할지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오늘 아침 일찍 자체 위기관리위원회가 회의에 돌입했다"며 "통신장애로 인한 추가 피해 사실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KT 주가는 전일대비 1.42% 하락한 3만1300원에 장마감했다. 26일 오전 10시55분 기준 KT 주식은 전일 종가보다 50원 낮은 주당 3만1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