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대표(사진)는 최근 기자와 만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흥행 비결을 공개했다. 오딘은 최근 국내 게임업계의 판도를 바꿨다.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유통된 오딘은 엔씨소프트가 4년 넘게 ‘리니지M’ 시리즈로 지켜온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위’ 자리를 지난 7월 꿰찼다. 업계에서는 ‘반짝 1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출시 19일 만에 매출 1000억원을 올렸고, 누적 매출은 2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대표는 흥행을 확신하고 창업에 나섰다. 2014년 모바일 게임 ‘블레이드’로 국내 매출 1위에 올랐던 경험이 든든한 자산이 됐다. 그는 기존 인기 게임에서 흥행 요인을 찾았다. “그동안 게임업계에는 수많은 시도가 있었습니다. 살아남은 것을 흡수해 ‘딱 한 발만 더 나아간다’는 생각으로 게임을 개발하자고 했죠. 없던 것을 새로 창조하는 데 집중하는 건 바보 같은 일이라고 늘 생각했거든요.”
기존 인기 게임의 부족한 점을 공략했다. 답답했던 게임 내 공간을 크게 확대했다. 이용자 간 협동 콘텐츠도 강화했다. 그래픽은 역대 모바일 게임 중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그는 “개발자의 계획대로 게임이 진행되는 게 아니라 게임 안에서 이용자들이 새로운 재미를 계속 찾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스타트업 특성상 인력과 시스템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S급’ 개발자와 기획자 영입을 최우선순위에 둔 배경이다. 그는 “꼭 필요한 인재는 업계 최고 연봉보다 1000만원 이상 더 들여 영입했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과도한 과금(아이템 구매 강제)과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대해 그는 “기존 상품의 가치를 훼손하는 아이템 정책과 확률 변경은 피해야 한다”며 “오딘은 적은 지출, 아이템 가치 보존 노력 등이 인정받았고, 결국 흥행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내년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 오딘의 대만 출시를 시작으로 유통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목표는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주완/구민기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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