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선에서 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나왔다. 경선투표(11월 1~4일)가 임박한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의 ‘전두환 발언’과 ‘개 사과(반려견에 사과를 주는 사진)’ 논란으로 홍 의원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여론조사 분위기와 달리 당내 인사들은 윤석열 캠프에 몰려들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5~26일 조사해 2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홍 의원이 30.7%를 얻어 25.1%에 그친 윤 전 총장을 앞섰다. 유승민 전 의원은 20.6%,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6.3%였다.
홍 의원은 20대와 30대, 40대에서 윤 전 총장을 크게 앞선 반면 윤 전 총장은 해당 연령대에서 유 전 의원에게도 밀렸다. 18~29세에선 홍 의원이 38.8%의 지지율로 유 전 의원(22.8%)과 윤 전 총장(8.1%)을 따돌렸다. 30대와 40대에선 홍 의원이 각각 41.7%와 31.9%의 지지를 얻어 유 전 의원(30대 20.6%, 40대 28.9%), 윤 전 총장(12.5%, 16.4%)과 격차를 보였다. 50대와 60대 이상에서 윤 전 총장이 각각 28.6%, 45.3%를 얻어 26.2%, 22.5%를 얻은 홍 의원을 앞섰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발언과 ‘개 사과’ 논란이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1일 “전두환 전 대통령은 5·18과 12·12 군사 쿠데타 빼고는 정치를 잘했다”고 발언했다. 이어 이 발언을 사과하면서 SNS에 애완견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됐다.
윤석열 캠프에선 여론조사 결과에 크게 신경 쓰기보다는 당심 확보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날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을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등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하 의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하 의원은 개혁 보수와 정치 혁신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하 의원은 “정권교체와 정치혁신 두 가지 다 잘할 후보는 윤석열뿐”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국민의힘 강원지역 TV토론회에서도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은 당내 세 결집을 두고 설전을 펼쳤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이 정치를 26년 하면서 눈부신 정치 경력을 쌓았지만 정작 사람들은 다 저희 캠프에 온다”며 “동료나 후배들에게 말을 함부로 하고 독선적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홍 의원은 “정치 생활을 하면서 계파를 만들지도 않았고, 계파에 속한 적이 없다”며 “국회의원들은 모두 개별 독립기관으로, 국회의원 개개인을 존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새로운 정치를 한다는 분이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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