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원활해야 中企 혁신…승계지원법 제정 필수"

입력 2021-10-27 17:08   수정 2021-10-28 01:47


“지금까지 기업승계 지원은 기업의 영속을 위한 세제 지원에 그쳤습니다. 원활한 세대교체를 통해 중소기업의 혁신 성장을 도모하려면 ‘중소기업 승계지원법 제정’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기업은행, 홈앤쇼핑이 주관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 ‘2021 장수기업 희망포럼’에 참석한 중소기업인들은 기업승계를 활성화하는 방향에 대해 이렇게 입을 모았다. 27일부터 이틀간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장수기업 희망의 문을 열다’를 주제로 기업승계에 대한 중소기업인의 의견을 공유하고 관계망을 강화하기 위한 장으로 마련됐다.
“기업승계 별도 법률 마련해야”
주요 행사인 특별 토론회는 ‘중소기업 승계 활성화를 위한 지원법 마련’을 주제로 진행됐다. 김희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맡고 윤태화 가천대 경영대학원장, 조봉현 기업은행 부행장, 이봄이 삼익유가공 대표, 양찬회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주제 발표를 통해 “중소기업 승계 지원을 목적으로 경영안정성과 고용안정성 측면에서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법률적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본부장은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로 70세 이상 노인 경영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며 “세대교체를 통해 혁신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세제, 금융 및 상속 등에서 실효성 있는 지원을 위해 관련 법률을 제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조 부행장은 “자체적으로 12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내야 할 상속세는 3700억원 수준인데 만약 승계 어려움으로 폐업할 경우 10년 기준 법인세, 갑종근로소득세 등 약 1조원의 세수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업이 상속·증여세 부담으로 승계를 포기해 폐업하면 장기적으로 국가 세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2세 기업인인 이 대표는 “최대주주인 까닭에 주식 가치를 할증해 상속하느니 차라리 지분을 매각하고 부동산을 물려주겠다는 중소기업 사장님들의 말을 그만 듣고 싶다”고 했다.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이 중요”
기조강연은 국내 대표 데이터 과학자로 평가받는 하용호 XYZ벤처파트너스 대표가 맡았다. 하 대표는 기업 경영에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비즈니스에 데이터를 적용하는 순서는 과거 분석, 현재 개선, 미래 예측 순이어야 한다”며 “우선 특정 주제를 명확하게 정하고, 그것을 위한 데이터를 모으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또 “코로나19로 직업·교육·군집의 해체가 가속화된 가운데 새로운 성격의 생활 공간인 메타버스가 활성화되면서 데이터 리터러시(문해력)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강연에선 송호철 더존비즈온 플랫폼사업부문 대표가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에 대해 강의했다. 3세대 기업인인 박용준 삼진식품 대표는 부산의 삼진어묵이 ‘수산단백질의 세계화’를 향해 도약하는 이야기를 발표해 기업인들의 공감을 샀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기업인 1·2세대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더 많이 소통하고, 서로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으로, 또 기업으로 연결된 1·2세대가 단단하게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부산=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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