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2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일대에서 개최한 ‘오징어게임과 함께하는 뉴욕 속 한국 여행’이란 행사의 장면들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한국관, 주뉴욕 한국문화원, 코리아타운 등 한국과 관련된 장소를 돌아보고 드라마 속 게임을 함께하며 한국 관광을 간접 체험했다. 행사의 인기는 대단했다. 1주일간 3115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추첨을 통해 선발된 80명은 ‘믿을 수 없다’며 행운을 즐겼다.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11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온 참가자가 있을 정도였다.
방탄소년단(BTS), ‘기생충’ 등에서 꽃 피우기 시작한 한류 열풍이 오징어게임으로 절정을 맞는 모습이다. 뉴욕에서 오래 거주한 한 교민은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한류) 트렌드가 생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부 한류팬 사이의 열풍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변화가 느껴진다는 말이다.
그는 자녀들이 학교에 갔을 때 예전에는 아시아인이라면 일단 피하는 백인이 많았지만 이제는 한국인이냐고 말을 거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오징어게임에 나온 달고나를 간식으로 싸줬더니 초등학생 자녀가 학교 내 ‘인싸’로 등극했다는 무용담도 전해줬다. 일부 학교에서 핼러윈 의상으로 오징어게임 코스튬을 금지했다는 뉴스는 그 영향력을 방증한다.
지난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밀컨 콘퍼런스에서 한국 기업과 함께 일하고 있다며 기자를 찾아 먼저 명함을 건네고, 얘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투자자도 많았다. 뉴욕 상점 등에서 중국어, 일본어 대신 ‘안녕하세요’가 먼저 나오는 종업원을 보면 뿌듯함도 생긴다.
소위 말하는 ‘국뽕’이 아닐까 스스로 돌아봤다. 한류 콘텐츠가 잘나간다고 보람을 느끼는 게 맞을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단순히 국뽕이라고 치부하기 어려울 만큼 큰 변화가 미국 사회에 나타나고 있다. 오징어게임 열풍은 세계 경제·문화 수도인 뉴욕에서도 한류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를 기회 삼아 더 많은 기업과 콘텐츠가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란 기대가 한인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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