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인공지능(AI) 기술 선도 국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 있었지만, 이제는 1위 미국의 아성까지도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배경엔 만고불변의 진리인 ‘인재 확보’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알면서도 완벽한 전략을 짜지 못하는 AI 인재 육성, 중국은 어떤 비결을 갖고 있을까요? 컴퓨터 과학 분야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 수상자도 인정한 중국의 AI 인재 양성책을 소개합니다.
실제로 중국은 AI 인력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며 일부 통계에서 미국을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자들의 역량과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논문 출판 수와 인용 획수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한 것입니다. 올해 미국 스탠포드대가 발간한 ‘AI 인덱스’ 보고서에서 중국은 지난해 학술지 논문 점유율이 18%를 차지하며 2위 미국(12.3%)를 넘어섰습니다. 인용 측면에서도 20.7%를 차지하며 미국(19.8%), 유럽(11%)를 상회했습니다.
홉크로프트 교수는 이에 대해 "중국이 세계적 AI 선도국이 되려면 5년이 더 걸릴 수 있다"면서도 ”미국의 4배에 달하는 인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국 지배적 위치를 점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통계치들이 시작에 불과하다고 평가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미 미국 버클리대, 스탠포드대, 코넬대 신입생보다 북경대 학생들의 수준이 높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중국 주요 13개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이머징 엔지니어링 및 개발’ 전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전략은 환경오염, 에너지 위기 등 거시적 문제에 대응하는 AI·빅데이터 기반 역량 강화 프로젝트로, 중국 정부가 부처들을 동원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주요 시·성(省)에서 초등학교에서만 100시간 이상의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경시는 초등학교 6년간 132시간을 이수하며, 섬서성은 270시간까지도 시수를 배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로 치면 초등학교 6년간 듣는 영어수업의 80%에 육박하는 시간입니다. 중학교는 상당수 시·성(省)이 3년간 80시간 정도를 채택하고 있는데, 실습이 80%를 차지합니다. 고등학교에서는 알고리즘 분석과 데이터베이스(DB) 개념 등 전문적 과목을 배우며, 70~140시간의 교육이 이뤄지도록 권장합니다.
대학은 이런 공교육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받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230여 개 대학에서 약 400개의 AI 관련 학과와 전공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공개한 지난해 미래 기술 개발비가 2조4400억 위안(447조 4228억원)에 달하는데, 이런 막대한 자금이 대학과 연구기관 등에 토대를 만들어 주며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재 양성의 끝단에 서 있는 민간기업들의 호응도 상당합니다. 리옌홍 바이두 대표가 “향후 5년간 국가 사회를 위한 AI 전문가 500만 명을 양성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스케일’이 다른 중국의 AI 육성책이 놀랍습니다. 한국은 얼마만큼의 투자와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마침 국내에서는 내년도 교육과정 개정을 앞둔 토의가 한창입니다. 미래의 초석을 다질 AI 교육 진흥책이 어디까지 강화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이시은 IT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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