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아내인 배우 윤정희를 방치했다는 MBC 'PD수첩'의 방송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백건우는 28일 서울시 서초구 흰물결아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발 우리 생활이 평화로울수 있도록 놓아 뒀으면 좋겠다"며 "이제 그만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백건우의 기자회견은 앞서 'PD수첩'에서 '사라진 배우, 성년 후견의 두 얼굴'이라는 타이틀로 방송된 내용에 반박하기 위해 진행됐다. 앞서 'PD수첩' 보도 내용과 관련해 정정보도와 1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백건우는 방송 내용으로 인해 명예가 훼손된 것은 물론 정신적 고통을 입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건우는 "진실을 마로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며 "현재 가장 힘들게 노력하는 사람은 간호를 하고 있는 우리 딸 진희다. 간호는 결코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극한의 인내를 요구한다. 정성으로 엄마를 돌보는 진희에 대한 억지와 거짓의 인신 공격을 더 이상 허락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백건우는 그러면서 "지난 여름 윤정희의 형제와 'PD수첩' 측이 윤정희가 살고 있는 집에 찾아왔다"며 "윤정희가 방치되었고 가족들에게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왜곡 보도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윤정희의 유족들은 'PD수첩'에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에 치매에 걸린 윤정희가 남편 백건우에게 방치돼 있다는 주장을 담은 글을 게재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백건우 측은 윤정희는 현재 프랑스에서 딸과 전문 요양사 등 주변 사람들과 함께 돌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PD수첩' 방송까지 나온 것에 대해 백건우는 "형제 자매들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허위사실을 주장했지만 여러번 가슴 속에 담고 있는 영화배우 윤정희의 모습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현재 배우 윤정희는 매일매일 평화롭게 자신의 꿈 속에서 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윤정희 가족들의 주장이 "윤정희의 삶을 힘들게 한다"면서 "치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2년 반 동안 왜곡된 주장을 해오고 있는지에 대해 그들의 의도를 생각해보시면 사건의 윤곽이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PD수첩'의 취재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백건우는 "아파트에 진을 치고 있어서 진희가 자유롭게 생활도 못했다"며 "지나가는 사람들한테도 질문하고 해서 정말 힘들었고 지금 간호하는 것도 힘든데 제가 아빠로서 정말 뭐라 표현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또 "동네 사람들이 봤을 땐 프랑스 취재 기자들이 온 것처럼 얘기를 했다"며 "노크를 하고 카메라를 돌리면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은 조금 무리하는 것 같은 행태"라고 지적했다.
윤정희가 상태에 대해서는 "몇 분 내로 모든 걸 잊어버린다"며 "누굴 만났든지, 뭘 했든 그게 몇 분 있다가 잊어버리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알츠하이머는 환경이 변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고, 가족과 가까이 지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백건우 법률대리인인 정성복 변호사는 백건우가 윤정희 가족들의 만남을 막는다는 주장에 대해 "프랑스 고등법원 판결에 따라 윤정희 배우를 혼란에 빠트리는 동생들과의 접견을 제한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윤정희 배우는 아름다운 곳에서 생활하면서 좋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프랑스의 후견단체도 놀랐을 정도로 잘 돌보고 있다"고 전했다.
백건우와 윤정희의 가족들은 후견 문제 이면에 금전적인 부분으로도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건우는 이달 25일 공개한 보도자료를 통해 "윤정희의 동생은 1980년부터 나의 한국 연주료를 관리해왔지만 잔고 내역을 허위로 알렸다"라며 "총 21억4359만1154원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내 이름으로 된 계좌에서 윤정희 셋째 동생 명의의 계좌로 빠져나간 돈도 발견했는데, 거액 인출을 문제 삼아 비밀번호를 바꾼 후 (윤정희의) 동생과 연락을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횡령 고소에 대해서는 "지나간 데에 집착은 않는다"며 "우리가 평화롭게 생활할 수 있게 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저는 그 동안 말을 아껴 왔습니다. 진실을 말로써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평생 음악에 전념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실, 현재 가장 힘들고, 노력하는 사람은 아픈 당사자를 옆에서 끝없이 간호해야 하는 우리 딸 진희입니다. 간호라는 것은 결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무엇보다도 신체적, 정신적으로 형용할 수 없는 극한의 인내를 요구합니다. 엄마를 정성으로 돌보고 있는 우리 진희에 대한 억지와 거짓의 인신공격은 더 이상 허락하지 않겠습니다.
지난 여름, 진희가 엄마를 모시고 바캉스를 떠났던 기간 동안, 윤정희 형제와 PD수첩은 윤정희가 살고 있는 집을 찾아가 취재를 하여, 윤정희가 방치되었고 가족들에게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왜곡보도한데 대하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윤정희 형제, 자매들이 그간 청와대 게시판을 비롯하여 여러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허위사실을 주장해왔지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 가슴 속에 담고 있는 영화배우 윤정희의 모습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배우 윤정희는 매일매일 평화롭게 자신의 꿈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윤정희의 삶을 힘들게 하는 이들은 윤정희의 건강상태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그리고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형제, 자매들 뿐입니다.
또 그들이 왜 2년반 동안 거짓된 주장을 해오고 있는지는, 그들의 의도를 잠시라도 생각해보시면 사건의 윤곽이 명확히 그려질 것입니다.
거짓과 진실은 항시 공존합니다. 거짓과 진술 중 무엇을 택하느냐는 우리 모두의 권한이며 책임입니다. 제가 보내드린 ‘보도자료’를 통해 무엇이 진실인지 여러분이 아셨으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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