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억 원 상당의 기획부동산 사기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던 개그우먼 안수미가 직접 입장을 밝혔다.
28일 안수미는 한경닷컴과 전화 인터뷰에서 "기획부동산 업체와 전 관련이 없고, 수사 대상도 아니다"며 "그 업체를 알고 있었던 건 맞지만, 그들이 했던 사업에 제가 연루됐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그 업체에 문제가 있어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걸 저도 뉴스를 보고 알게 됐다"며 "우연히 땅을 사서 재미를 보고, 부동산에 흥미를 느껴 공부를 하고, 그게 지금까지 온 건데, 저에게 확인 절차도 없었던 보도 때문에 앞으로 생활이 막막하다"면서 기획부동산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YTN을 상대로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안수미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 '땅부자 안수미'를 통해서도 "미공개 개별 정보가 있다고 현혹해 사기 쳤다? 내 글을 보면 알겠지만 미공개 개발 정보는 우리도 모르니 여러 시그널(신호)에 주목하자고 한다"며 "그 시그널만 읽어도 투자는 성공한다"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내가 앞장서 부유층에 접근해 2,500억 원대 사기에 가담한 것처럼 묘사했는데 내가 그랬으면 지금 람보르기니 타고 다니겠다"며 "나 부유층 고객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최초 보도한 YTN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악의적 보도를 당하니 착잡하다"며 "3000여 명에게 2500억 원의 사기를 쳤으면 진작 해외로 도망가 잘 먹고 잘 살지 왜 블로그하며 땅 투자 얘기를 하겠나"라고 전했다.
이어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돼 기분 좋다"며 "유명 개그맨인 적 없었는데 유명 개그맨 만들어줘 무척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글이 관심을 모으자, 안수미는 이를 삭제하고 "기자들의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 내 동의 없이 글을 자꾸 퍼가는 바람에 관련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 블로그는 잠시 닫는다"며 "나도 개인 생활이 있는 사람이다"면서 블로그를 폐쇄했다.
안수미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KBS 6기 개그맨이며 도쿄TV와 TBS 한국지사에서 PD로 일했다고 자신의 이력을 소개했다. 또한 키이스트 일본 특별팀 팀장, 한류 아이돌 AXM 기획, 제작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안수미는 블로그를 통해 "연 수익 평균 63%, 역세권 토지투자 전문가"라고 소개하면서 "부자들만 알고 있는 땅투자 해킹기술을 알려드린다"고 전하기도 했다.
개그우먼 보다는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 더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던 안수미는 28일 산림보전법상 '보전 산지'로 묶여 사실상 개발이 불가능한 토지를 미공개 개발 정보가 있는 것처럼 속여 판매한 기획부동산 사기 사건이 YTN을 통해 보도되면서 주목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KBS 공채 출신 유명 개그맨이 기획부동산 사기를 벌이던 부동산 업체의 영업맨으로 활동했고, 함께 공개된 홍보 영상에는 "피자를 나눠 먹는다고 그 맛이 바뀌냐"며 "이게 지분 공유"라고 말하는 여성의 모습이 담겨 있기도 했다. 이 영상의 주인공이 안수미였던 것.
안수미는 해당 영상에 대해 "제가 블로그에 올린 건 맞다"며 "하지만 이 영상으로 제가 누군가에게 사기를 친 건 아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피해자 중에 태연이 있다고 하는데, 저는 태연을 만난 적도 없고, 그곳에 땅을 산 것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 하지만 뉴스만 보면 제가 태연에게 사기를 친 것처럼 비춰져서 억울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기획부동산 업체가 개발이 불가능한 땅을 쪼개 재벌 등 부유층을 상대로 속여 3000여 명의 피해자가 있는 것을 보고 있다. 그룹 계열사 4곳 대표를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와 농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해 조사 중이며 피해 사례에 대한 조사도 이어갈 전망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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