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 따르면 연관검색어는 이용자의 검색 추이도와 검색 이용 행태, 연관도 등을 시스템이 자동으로 분석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에 따라 노출되는 검색어는 수시로 변할 수 있다.
'정치 신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연관검색어부터 살펴보자. 28일 오후 5시 기준 '손바닥', '개사과', '전두환' 등이 눈에 띈다. 검찰총장 시절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일약 정치권 스타로 떠오른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야권 지지자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한편, 잦은 실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먼저 윤 전 총장의 '손바닥'은 지난 1일 국민의힘 5차 방송토론회에서 논란이 됐다. 왼쪽 손바닥에 왕(王)자를 그린 채 토론회에 나와 '무속신앙에 의존해 경선을 치르고 있냐'는 비판을 받은 것이다. 당시 여당뿐만 아니라 당내 경쟁 주자들은 "대선이 주술(呪術) 대선으로 가고 있다", "사이비 종교 지도자 같이 군다" 등의 발언을 하며 윤 전 총장을 몰아세웠다.
'개사과'는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신군부를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려 빚어진 논란이다. 사과 사진을 올린 의도는 아직까지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필 이날은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옹호 논란을 빚은 뒤 "고통을 입은 분들께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인 날이어서 국민을 조롱한 게 아니냐는 취지의 비판이 여야를 막론하고 쏟아졌다.
5선 국회의원, 재선 도지사, 당 대표 2번을 경험한 '정치 프로' 홍준표 의원을 들여다보자. 그는 비교적 무난한 연관검색어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를 뒤따른 검색어는 '윤석열', '돼지' 등이다.
국민들은 '윤석열'을 종종 홍 의원과 함께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내 2강 체제를 보이고 있는 홍 의원과 윤 전 총장 두 후보 사이의 날카로운 대립각에 많은 관심을 쏟는 것으로 예상된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을 '보수 우파 궤멸의 주범'이라고 주장하며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또한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내밀며 '범죄자 대선'이 되고 있다고도 비난한 바 있다.
'돼지'는 홍 의원의 과거 '돼지 발정제' 논란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앞서 2005년 본인의 자서전에 '하숙집 룸메이트는 짝사랑하는 여학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며 흥분제를 구해달라고 했다'고 적은 바 있다. 당시 홍 의원은 "내가 그 일에 관여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요즘 그 이야기를 문제 삼는 것 보니 이젠 유력 후보가 돼 가는 모양"이라고 되받았다.
논란은 잠잠해지는 듯했으나 국민의힘 경선 후보 면접 행사인 '국민 시그널 면접'에서 면접관이 홍 의원에게 돼지 발정제를 언급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면접관은 일부 젊은 여성들이 홍 의원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며 "여성 비하 막말, 돼지 발정제 등 안 좋은 인식이 남아서 여성들이 차마 홍준표를 못 찍는 게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이때도 홍 의원은 "그럴 수 있죠"라고 여유를 부렸다.
'경제 대통령'을 자임한 유승민 전 의원은 '유담', '배신자' 등의 검색어가 따라붙었다.
먼저 '유담'은 유 전 의원의 딸의 이름이다. 유담(27) 씨는 2017년 대선 당시 아버지 유 전 의원의 선거 유세를 돕던 중 연예인급 외모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유담 씨의 인기에 유 전 의원은 '국민 장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유담 씨가 왜 갑자기 연관검색어 상위로 치고 올라올 수 있었을까. 최근 유 전 의원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 출연하면서다.
유담 씨는 앞서 진행된 유 전 의원의 '오늘 밤, 유승민입니다' 방송에 출연해 아버지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유담 씨는 "원래 통화 방식으로 출연하려 했는데 직접 찾아뵙는 게 아버지에게 더 큰 힘이 될 것 같았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네티즌들은 유담 씨에게 '이준석 대표 어떠냐'는 질문을 던졌다. 유담 씨는 이에 "아…"라며 짧은 탄식을 내뱉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방송이 진행됐다.
'배신자'는 유 전 의원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탄핵에 찬성한 뒤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생긴 일종의 프레임이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재임 시절에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 공약과 관련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다만 유 전 의원은 최근 방송토론회에 출연해 "나라와 국민을 배신한 적 없고, 박근혜 대통령도 배신한 적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제주의 아들'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검색해 보자. '수석', '화천대유', '이재명' 등의 검색어가 뒤따른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2차 컷오프를 통과한 원 전 지사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2차 경선의 진정한 승리자는 원희룡이라는 말도 나왔다.
원 전 지사는 1982년 학력고사, 서울대 법대, 1992년 사법고시 등에서 수석을 차지한 바 있다. 이 같은 이력을 바탕으로 원 전 지사는 이번 경선에서도 '정치 모범생'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그의 이름과 수석(首席)이 함께 검색되는 이유다.
또한 원 전 지사는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에 대해 유튜브에 강의 영상을 올리는 등 '대장동 1타 강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아울러 원 전 지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대결에서도 '제가 이길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본선에서 이재명과 일대일로 붙어 확실히 이길 후보는 원희룡"이라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11월 1~4일 선거인단 투표 및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11월 5일에는 전당대회를 열고 최종 대선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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