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손바닥·홍준표→돼지…野 후보 연관검색어 보니

입력 2021-10-29 14:48   수정 2021-10-29 14:49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치열한 경선 레이스를 펼쳐 온 후보들은 저마다 본인이 정권교체의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간 국민들은 후보들에 대해 무엇을 가장 궁금해했을까. 후보들의 '흑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네이버 연관검색어를 낱낱이 파헤쳐 본다.

네이버에 따르면 연관검색어는 이용자의 검색 추이도와 검색 이용 행태, 연관도 등을 시스템이 자동으로 분석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에 따라 노출되는 검색어는 수시로 변할 수 있다.

'정치 신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연관검색어부터 살펴보자. 28일 오후 5시 기준 '손바닥', '개사과', '전두환' 등이 눈에 띈다. 검찰총장 시절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일약 정치권 스타로 떠오른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야권 지지자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한편, 잦은 실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먼저 윤 전 총장의 '손바닥'은 지난 1일 국민의힘 5차 방송토론회에서 논란이 됐다. 왼쪽 손바닥에 왕(王)자를 그린 채 토론회에 나와 '무속신앙에 의존해 경선을 치르고 있냐'는 비판을 받은 것이다. 당시 여당뿐만 아니라 당내 경쟁 주자들은 "대선이 주술(呪術) 대선으로 가고 있다", "사이비 종교 지도자 같이 군다" 등의 발언을 하며 윤 전 총장을 몰아세웠다.

'개사과'는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신군부를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려 빚어진 논란이다. 사과 사진을 올린 의도는 아직까지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필 이날은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옹호 논란을 빚은 뒤 "고통을 입은 분들께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인 날이어서 국민을 조롱한 게 아니냐는 취지의 비판이 여야를 막론하고 쏟아졌다.

5선 국회의원, 재선 도지사, 당 대표 2번을 경험한 '정치 프로' 홍준표 의원을 들여다보자. 그는 비교적 무난한 연관검색어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를 뒤따른 검색어는 '윤석열', '돼지' 등이다.

국민들은 '윤석열'을 종종 홍 의원과 함께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내 2강 체제를 보이고 있는 홍 의원과 윤 전 총장 두 후보 사이의 날카로운 대립각에 많은 관심을 쏟는 것으로 예상된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을 '보수 우파 궤멸의 주범'이라고 주장하며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또한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내밀며 '범죄자 대선'이 되고 있다고도 비난한 바 있다.

'돼지'는 홍 의원의 과거 '돼지 발정제' 논란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앞서 2005년 본인의 자서전에 '하숙집 룸메이트는 짝사랑하는 여학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며 흥분제를 구해달라고 했다'고 적은 바 있다. 당시 홍 의원은 "내가 그 일에 관여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요즘 그 이야기를 문제 삼는 것 보니 이젠 유력 후보가 돼 가는 모양"이라고 되받았다.

논란은 잠잠해지는 듯했으나 국민의힘 경선 후보 면접 행사인 '국민 시그널 면접'에서 면접관이 홍 의원에게 돼지 발정제를 언급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면접관은 일부 젊은 여성들이 홍 의원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며 "여성 비하 막말, 돼지 발정제 등 안 좋은 인식이 남아서 여성들이 차마 홍준표를 못 찍는 게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이때도 홍 의원은 "그럴 수 있죠"라고 여유를 부렸다.

'경제 대통령'을 자임한 유승민 전 의원은 '유담', '배신자' 등의 검색어가 따라붙었다.

먼저 '유담'은 유 전 의원의 딸의 이름이다. 유담(27) 씨는 2017년 대선 당시 아버지 유 전 의원의 선거 유세를 돕던 중 연예인급 외모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유담 씨의 인기에 유 전 의원은 '국민 장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유담 씨가 왜 갑자기 연관검색어 상위로 치고 올라올 수 있었을까. 최근 유 전 의원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 출연하면서다.

유담 씨는 앞서 진행된 유 전 의원의 '오늘 밤, 유승민입니다' 방송에 출연해 아버지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유담 씨는 "원래 통화 방식으로 출연하려 했는데 직접 찾아뵙는 게 아버지에게 더 큰 힘이 될 것 같았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네티즌들은 유담 씨에게 '이준석 대표 어떠냐'는 질문을 던졌다. 유담 씨는 이에 "아…"라며 짧은 탄식을 내뱉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방송이 진행됐다.

'배신자'는 유 전 의원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탄핵에 찬성한 뒤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생긴 일종의 프레임이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재임 시절에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 공약과 관련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다만 유 전 의원은 최근 방송토론회에 출연해 "나라와 국민을 배신한 적 없고, 박근혜 대통령도 배신한 적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제주의 아들'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검색해 보자. '수석', '화천대유', '이재명' 등의 검색어가 뒤따른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2차 컷오프를 통과한 원 전 지사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2차 경선의 진정한 승리자는 원희룡이라는 말도 나왔다.

원 전 지사는 1982년 학력고사, 서울대 법대, 1992년 사법고시 등에서 수석을 차지한 바 있다. 이 같은 이력을 바탕으로 원 전 지사는 이번 경선에서도 '정치 모범생'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그의 이름과 수석(首席)이 함께 검색되는 이유다.

또한 원 전 지사는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에 대해 유튜브에 강의 영상을 올리는 등 '대장동 1타 강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아울러 원 전 지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대결에서도 '제가 이길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본선에서 이재명과 일대일로 붙어 확실히 이길 후보는 원희룡"이라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11월 1~4일 선거인단 투표 및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11월 5일에는 전당대회를 열고 최종 대선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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