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서울기업을 보다] 새턴바스 "오세훈 시장도 반한 고급 욕실…국내 선두 주자죠"

입력 2021-12-07 12:06  

"오세훈 서울 시장도 저희의 리빙배스를 보고 "욕실이 이렇게 바뀔 수가 있군요. 욕실의 변화를 기대하겠습니다"라며 감탄했습니다."

정인환 새턴바스 대표는 최근 한경닷컴과의 "최근 DDP(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거실에 욕조를 두고 아이들의 놀이터처럼 꾸민 리빙배스를 선보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1990년 설립된 욕실 전문업체인 새턴바스는 욕조, 세면대, 슬라이드장, 샤워부스 등 욕실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고급스러운 욕조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세계 3대 디자인상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카림 라시드, 클라우디오 벨리니, 이노다스베제, 송승용, 장승효 등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협업 제품도 만들었다.

정 대표는 "욕조는 금메달을 딴 것으로, 영국에서 원료를 가져와서 좋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유럽에서 만든 명품 욕조는 1000만원대지만 우리는 300만~40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턴바스의 욕조는 워커힐 호텔, 안다즈 서울 강남, 파라다이스씨티 등 고급 호텔에도 쓰이고 있다. 영화와 TV드라마에도 고급 욕실로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영화 '기생충'에도 나왔다. 박사장(이선균)의 집에 있는 욕실로 등장하면서 박사장의 저택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한층 높였다. 이외에도 jtbc 드라마 '월간집', tvN '마인' 등에도 등장했다.

새턴바스는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기업간거래(B2B)와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를 병행하고 있다. 정 대표는 "아파트 가격은 올랐지만, 그간 욕실 공간은 변소가 집안으로 들어온 것 말고 아무런 발전이 되지 않았다"며 "화장실과 욕조를 분리해 힐링하는 욕실 공간을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욕실 인테리어도 제안…욕실장 부문 시장점유율 50%로 '압도'
새턴바스의 경쟁력은 '고객 중심'에 있다. 새턴바스의 효자상품인 상부장, 하부장도 고객들을 세심하게 고려했다. 상부장은 가장 윗칸의 선반의 공간이 220mm 정도로 넓지만 맨 마지막 칸은 150mm로 구성했다. 수납장 문을 열 때마다 수건이 걸리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자연스럽게 경사가 생기면서 거울을 통한 시야도 더 넓어졌다. 거울을 통해 휠체어를 타거나 키가 작은 아이들도 시야에 들어오도록 구성한 것이다. 라운드 하부장도 세면대 밑에 추가로 공간을 만들어 수납 활용도를 높였다. 1.5리터 세제가 20개나 들어가는 용량으로, 수납이 부족한 화장실 문제를 해결했다. 새턴바스는 분양 아파트 중 욕실장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리모델링 분야에도 발을 넓히고 있다. 새턴바스는 지난 9월 롯데백화점 잠실점 9층 리빙관에 입점했다. 인근의 잠실트리지움 레이크팰리스 잠실파크리오 등 2만5000세대의 리모델링 수요를 겨냥하기 위해서다. 새턴바스는 3D소프트웨어 '비소프트(Visoft)'를 통해 욕조, 벽과 마감재 등을 선택해 욕실의 인테리어를 미리 보여주고 있다. 정 대표는 소비자들이 "우리 욕실이 이렇게 바뀌는 것이냐"며 감탄한다고 했다.

특히 재건축 조합은 리빙배스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그는 "재건축 조합의 경우 자기집을 짓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제품을 찾는 등 신경을 많이 쓴다"며 "우리가 완성될 욕실 공간을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주는 것에 대해서도 "이렇게 공간을 보여주는 건 처음"이라며 호응도가 좋다"고 밝혔다.

향후 인테리어 부문에도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현재 리모델링 제안과 컨설팅만 진행하고 있다"면서 "리빙배스를 구현하기 위해 향후 리모델링 쪽에도 진출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고령화 시대, 욕실 개념 바뀌어야…"거실만큼 중요성 높아져"
정 대표는 화장실 및 욕실의 개념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로 '고령화'도 제시했다. 그는 "100세 시대를 맞은 일본에선 노인들이 화장실 사용이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정부가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해준다"며 "요양병원이나 각종 시설에서 노후를 보내는 것보다는 스스로 몸을 돌 볼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 안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60~70%는 화장실로, 이를 반영해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집을 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정 대표는 "올해 사우디 일본 베트남 쪽으로 수출 물량이 늘어났다"며 "저희 세면대의 경우 접합 부분을 최소화해 다른 제품 대비 물때가 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얀마 공장이 완공됐지만, 내전이 발생해 아직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미얀마 공장을 거점으로 캄보디아 태국 등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새턴바스는 코로나19 여파에도 442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2019년(45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올해는 원자재 가격 인상이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그는 "원자재 가격이 30~40% 뛰었지만, 납품가는 그대로 유지돼 생존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우리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위드코로나 시대에도 욕실의 중요성은 거실만큼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코로나로 찜질방과 목욕탕 이용이 힘들어진 만큼, 집안의 욕실이 이를 대체해 나갈 것"이라며 "거실에 욕조를 놓는다면 반신욕도 즐기면서 아이들도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신욕은 수면처럼 건강에 중요한 요소"라며 "반신욕을 하는 것은 보약보다 더 좋은 만큼, 반신욕이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효과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제품도 개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사진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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