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SES 전고체 배터리 "성능·안정성 확 높였다"

입력 2021-10-28 17:18   수정 2021-10-29 00:26

현대자동차, SK㈜,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이 투자한 세계적 전고체 배터리 개발업체인 미국 SES가 주행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안정성을 보완한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ES는 다음달 3일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배터리 월드’라는 행사를 열어 하이브리드 리튬메탈 배터리를 공개한다. 본지가 입수한 이 배터리의 사양을 보면 에너지밀도가 ㎏당 417Wh(L당 935Wh)에 이른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밀도가 ㎏당 250~300Wh인 점을 감안하면 주행거리는 약 30% 늘어나게 된다.

충전 성능도 개선됐다. 12분 만에 10%에서 90%까지 고속으로 충전할 수 있다. 18분 만에 10%에서 80% 충전되는 기존 최고 수준의 배터리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충·방전을 800번, 550번 반복한 뒤에도 배터리 성능은 각각 80%, 90%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SES는 다음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아이반호캐피털 애퀴지션’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상장을 추진 중이다. SES의 예상 주식가치 평가액은 36억달러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중국 상하이에 리튬메탈 배터리 생산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양산 목표 시기는 2025년이다.

SK이노베이션도 이날 SES와 경쟁하는 미국 솔리드파워에 3000만달러를 투자하고, 공동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생산한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선다. 에너지밀도를 기존 배터리에 비해 약 33% 높일 계획이다. 한 번 충전으로 700㎞를 달리던 전기차가 930㎞를 주행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강기석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수백만 번의 테스트를 거쳐 얼마나 안정성 있는 리튬메탈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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