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저감 1.7조 투자…포스코 '클린제철소'로 기업시민 실천

입력 2021-10-28 15:17   수정 2021-10-28 15:18


“포항제철소를 세계 최고의 클린제철소, 냄새 없는 제철소로 바꾸겠습니다.”

포스코가 지난해 11월 포항제철소 소결공장에서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대폭 줄이는 선택적 촉매환원(SCR) 소결기 설비 준공식을 개최하며 포항시민에게 약속한 내용이다. 포항제철소 소결공장에 설치된 SCR설비는 촉매를 이용해 연소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NOX)을 질소(N2)와 수증기(H20)로 분해하는 청정설비다.

포스코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이전에 ‘기업시민’이라는 경영이념을 도입해 실천에 나서고 있다. 제철보국의 기업문화 DNA가 창업 50년을 넘어 새로운 시대정신에 부합하도록 진화 발전한 것이 바로 기업시민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업시민 실천은 경영의 전 과정에서 사회발전과 이해관계자를 위한 공생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아시아 철강 기업 최초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지속적인 투자로 청정제철소 구현
포스코는 2019년 2월부터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1조7000억원의 환경개선 투자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주요 인자인 질소산화물 저감에 2784억원, 비산먼지 및 분진 저감에 2640억원, 노후 발전설비를 대체할 친환경 복합발전기 신설에 2483억원 등을 투자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경영 환경속에서도 전체 설비투자 중 환경개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가까웠다. 시민생활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미세먼지, 분진, 냄새 등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기업시민 실천의지에서 비롯된다.

포스코는 철강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회수해 전력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부생가스발전을 포함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에너지 회수설비 등을 통한 지난해의 전체 자가발전 비율은 90%를 넘어선다.

석탄의 수분을 날려 코크스를 만드는 코크스오븐도 질소산화물 발생량을 종전보다 최대 63% 저감하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12월 밀폐형 원료저장설비인 사일로 8기를 추가로 준공해 운영하고 있다. 사일로는 석회석 등 원료를 밀폐된 옥내에 보관해 원료 가루가 날리는 것을 차단하는 설비다.

포항제철소는 사일로 증설에 이어 향후 단계적으로 원료 야드 전체를 밀폐화해 원료 비산을 저감시킬 계획도 수립했다.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추진되는 1단계 원료 밀폐화 사업에서는 석탄, 코크스, 부원료, 블렌딩 광 등을 100% 밀폐화하고, 2027년부터 진행 예정인 2단계 사업에서는 철광석까지 밀폐화할 계획이다.

원료 특성에 따라 원형의 콘크리트 구조물인 사일로 타입 설비, 야드 위에 지붕을 씌우는 하우스 타입 설비 등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고로의 안전밸브인 브리더 개선 방식도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브리더는 고로 내 압력과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필수 안전밸브다. 고로 정비를 위한 휴풍 시 외에는 고로 내 상황이 불안정한 비상 상황에서 열리도록 설계돼 있다. 포항제철소는 고로 브리더 개방에 따른 대기 배출문제를 개선하고 고로 송풍 및 휴풍 시 청정 프로세스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휴풍 등에 따른 배출가스가 건식 집진 및 습식 집진 과정을 거쳐서 배출될 수 있도록 배관도 신설한다. 3고로에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이후 4고로, 2고로 순으로 투자를 추진해 이르면 2022년 상반기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대기환경 개선
포스코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TMS시스템도 추가 설치한다.

올해 말까지 포항제철소는 현재 30개소에서 132개소로, 광양제철소는 42개에서 95개를 추가 설치해 137개소로 늘어난다. TMS는 5분마다 굴뚝에서 배출하는 가스 농도를 측정해 관계 기관에 전달하고, 환경부 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다. 고로 휴풍 시에는 관련 정보를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환경청에 사전 공유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포항시와 함께 철강공단 내 14개 냄새 발생 사업장 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원인 규명부터 솔루션 제시로 기업시민 활동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또 3월 지역사회 대기환경 개선 지원을 위해 ‘친환경컨설팅 지원단’을 신설했다. 포항시 오천읍 철강공단 인근 지역의 대기환경(냄새) 개선을 위해 포항시와 민관협력을 통해 공동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포항제철소에서 쌓은 고도의 환경개선 기술과 노하우를 지역 환경문제 해결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평소 강조해온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사회 문제에 기업이 적극 나서 지역사회와의 공생가치를 창출해가는 데 큰 의미가 있다는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친환경컨설팅 지원단의 1단계 활동은 대상 사업장에 대해 △저(低)악취 연·원료 대체 △원료 및 제품 관리수준 강화 △밀폐 강화 등 단순 정비를 통해 단기적으로 개선이 가능한 부분부터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2단계는 포항시에서 관리 중인 폐기물 처리, 매립, 소각 등 민간 시설의 환경개선을 지원한다.

친환경컨설팅 지원단은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환경투자 및 ESG 경영에도 연계하는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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