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성장에도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더 많은 기회"…이유는?

입력 2021-10-29 08:57   수정 2021-10-29 08:5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여전히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에게 더 많은 기회 요인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진 상황에서 단기적 실적 흐름보다는 온·오프라인의 채널 결합과 시너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채널 거래액이 전체 소매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6.4%에서 2020년 26.3%로 급증했다. 내년에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온라인 쇼핑 패턴 고착화, 소매판매의 25%에 달하는 서비스 지출 반등, 보수적이었던 공급자(제조 업체, 서비스 업체, 유통 업체)의 태도 변화로 이커머스 채널을 통한 소매판매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통업종은 사양산업이 아니다. 변곡점을 맞이한 가운데 여전히 성장여력이 남아있어 비중 확대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와는 성장의 축이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하며 종전과 다른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커머스 시장은 편의성과 고정비 부담 완화에 따른 가격경쟁력 제고로 급성장했다. 게다가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외부활동이 제한돼 온라인 채널에서의 구매가 크게 늘어났다.

내년에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온라인 쇼핑 패턴 고착화 △소매판매의 25%(2019년 기준)에 달하는 서비스 지출의 반등 △보수적이었던 공급자의 태도 변화로 인해 이커머스 채널을 통한 소매판매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은 사회구조적 변화에 따라 소비 패턴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정보 탐색이 매장 방문 후에서 매장 방문 전으로 바뀌면서 공급업체에게는 브랜드 파워의 중요성이 상승했다. 오프라인 매대와 시식, 1+1 행사 등은 의미가 없어졌고 이커머스 채널에서의 노출도와 리뷰, 라이브커머스가 대신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 채널을 복수로 사용하고 오프라인 채널에 대한 고정적인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특정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가 낮다. 이를 극복하려면 근본적 서비스 경쟁력을 제고해 차별화해야 한다.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소비 경험을 제공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쇼핑의 배송을 위한 전초기지로 만드는 것이 좋은 사례다. 이미 확보된 오프라인 매장과 물류 채널을 활용해 온라인 사업자들과의 차별점을 만들어내는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에게 기회 요인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채널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트렌드를 감안하면 온·오프라인을 구분하기보단 채널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 소비자 유인 효과를 높이는 전략이 유효하다. 이러한 트렌드 변화에는 순수 이커머스 기업인 오픈 마켓이나 소셜 커머스 업체들보다는 오히려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대형 유통 업체들이 더 적극 대응하고 있다. 기존의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해 물류 경쟁력에서 차별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최근 소비자들이 큰 매력을 느끼고 있는 '라스트마일 딜리버리'가 역설적으로 오프라인 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빠른 배송을 위해서는 외곽에 위치한 대형 시설이 아닌 도심지 내 소비자와의 인접한 시설이 필수적인데 이는 전국적으로 분포된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편의점 등의 인프라를 활용해 해결할 수 있어서다.

특히 장시간 배송 시 품질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는 신선식품의 경우 냉장, 냉동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하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추가 고정비 부담도 없기 때문에 비용절감 효과까지 기대된다. 이러한 이유로 향후 오프라인 중심의 온라인 시장 확대가 가속될 것이다.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전쟁의 최후 승자는 고객 데이터와 물류 인프라가 결정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빠른 배송은 기본이고 맞춤형 상품 추천, 원하는 장소와 시간대를 맞춰주는 세심함에 큰 가치를 느낀다. 향후 유통 업체들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를 락인하는 것에 보다 초점을 둬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유통업종의 단기 실적보다는 온·오프라인 채널 결합과 시너지 장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채널은 경쟁관계가 아닌 서로의 취약점을 보완해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이같은 맥락에선 전문가들은 유통업종 내 최선호주로 '이마트'를 제시했다. 이마트는 온라인·오프라인 채널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두 채널 간 시너지가 창출되기 시작한 초기 국면이기 때문이다. 또한 성장하고 있는 신선식품 시장 내에서 압도적 인프라 경쟁력이 있으며 밸류에이션 매력(2022년 PER 10.1배)도 있다. 기저 부담에도 불구하고 신규 사업 확장성도 기대된다.

조 연구원은 "이마트는 국내 1위 할인점 사업자로 그동안 이커머스에 대해서는 보수적 입장을 취해왔으나 최근 온라인 채널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 신규 사업의 확장성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현재 주가는 단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만큼 좋은 매수 기회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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