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로 배달 주문이 급증했으나 '먹튀'를 하는 얌체족들이 늘어 상인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한 음식점 업주 또한 10대 배달 손님에게 돈을 떼였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지난 28일 A 씨는 "배달 거지한테 당했다"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했다.
최근 A 씨는 새벽 1시경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현장 카드 결제 주문 건을 받았다. 조리를 하던 중 손님으로부터 "카드를 잃어버렸다"며 "계좌이체하고 싶은데 점검 중이라 3시에 이체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수상한 낌새를 받았으나 손님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알고 있었고 직접 배송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라는 생각에 함께 일하는 아내가 배달을 맡았다.
새벽 3시 이후 입금하겠다던 손님은 다음날이 되어서도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았다. A 씨가 전화를 걸어보았으나 착신 금지를 시켜놓았다.
다음 날 A 씨가 직접 배달지를 찾아가 벨을 누르니 10대 후반 정도의 청소년이 나왔다. "음식값을 왜 안주냐"고 따지자 청소년은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했다.
이 청소년은 "어제 선배가 시켜먹고 안 준 것 같다"며 "배달 일 하고 있으니 오는 데로 입금하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A 씨는 청소년의 말을 믿고 가게로 발걸음을 돌렸다. 며칠이 지나도 음식값은 입금이 되지 않았다.
이후 배달지를 다시 찾아 벨을 누르고 문을 두드려봐도 기척이 없었다. 우편함을 확인하니 보호관찰 관련 우편물이 있었다고.
A 씨는 이들이 거주하는 원룸 건물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건물주는 "사람 잘못 들인 것 같다"며 "한 달 월세도 안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물주로부터 받은 원룸 계약자의 번호는 음식을 주문한 손님의 번호와는 달랐다.
원룸 계약자는 A 씨와의 통화에서 "나는 계약만 해줬고 후배가 살고 있다"며 "바로 연락해서 전화 주라고 하겠다"고 했다. 반복된 통화 끝에 원룸 계약자는 "소년원에 갔다 온 후배가 사는데 불쌍해서 내가 돈 입금 하겠다"고 말했다.
음식이 배달된 후 수일이 지났으나 아직까지 입금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장 카드 결제를 선택한 뒤 고장 난 카드를 사용해 추후 입금하겠다는 수법과 유사했다.
A 씨는 "저 같은 피해 안 생기게 배달앱엔 착신금지 되어있는 번호로 현장결제를 막아놓았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라며 "어린 X들 거짓말에 며칠을 놀아난 걸 생각하면 많이 화가 난다"고 분노했다.
네티즌들은 "요즘 어린애들이 범죄를 우습게 본다", "무전취식으로 신고해야 한다", "이런 경우는 사기죄도 성립 가능하다고 본다", "고소장 접수하면 피의자에게 연락이 갈거고 보호 관찰 중이면 불리할 것", "보호관찰소에 연락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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