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악화되어가는 대한민국 빙상계의 현실

입력 2021-11-01 09:00  

우리나라 국민에게 뜨거운 감동을 주는 국가대표 선수들. 시합에 나갈 때마다 많은 메달을 가져와 효도종목으로 불리는 빙상종목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심석희 선수 성폭행 혐의로 고소된 조재범 전 코치가 약 4년 전인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심석희와 한 대표팀 코치가 나눈 메시지를 최근 공개했다. 메시지는 ‘브래드버리 만들자’ ‘우리나라가 계주에서 금메달 딴 것이 창피하다’ 등의 부정적인 내용이었다. 브래드버리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당시 가장 뒤에 있다가 앞 선수들이 모두 넘어지며 운 좋게 금메달을 딴 선수로, 어부지리 메달을 뜻한다. 그리고 이 문자메시지가 실현되기라도 한 듯이 평창동계올림픽 1000m 결승에서 최민정과 심석희가 같이 넘어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며 최근 빙상계 문제의 심각성과 선수 간 불화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런 문제는 처음 발생한 것이 아니다. 약 2년 전인 2019년 6월, 당시 대한민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였던 임효준이 다른 선수들이 보는 앞에서 동료 선수인 황대헌의 바지를 내렸다. 이 문제로 인해 황대헌은 정신적 피해를 호소했고, 임효준은 중국으로 귀화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에서는 왕따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원래 서로를 배려하며 한몸처럼 경기해야 하는 팀추월 경기 특성과 다르게, 당시 레이스에서는 앞선 김보름과 박지우가 노선영이 떨어진 것을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올림픽 직후 한 인터뷰에서 김보름은 노선영을 무시하는 것처럼 비웃었고, 이로 인해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20만 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이렇게 노선영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어 가던 중,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2010년부터 욕설 및 폭언 등을 해 발생한 정신적 피해에 따른 손해배상 2억원을 청구했고, 법정 다툼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렇게 많은 문제 속에서도 메달을 꾸준히 획득하고, 좋은 성과를 내는 대한민국 선수들이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하루빨리 이런 상황이 나아져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랄 뿐이다.

최호연 생글기자(서현중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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