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탄소감축 미달해도 페널티 없지만 투자자 외면할 것"

입력 2021-10-31 17:34   수정 2021-11-01 01:28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정부가 가하는 페널티는 없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외면하는 등 불이익이 생길 것입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도 탄소중립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윤순진 2050탄소중립위원회 공동위원장(사진)은 지난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산업과 기업에 페널티가 주어지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위원장은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로 김부겸 국무총리와 함께 탄소중립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줄이고, 2050년엔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로 하는 목표를 최근 확정했다. 2030년엔 부문별로 발전 44.4%, 산업 14.5%, 건물 32.8%, 수송 37.8% 등의 감축 목표를 정했다.

윤 위원장은 “페널티와 관련해선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가 그렇다”며 “하지만 투자 기관들이 별도로 지속 가능 경영을 계속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기업들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스코만 하더라도 수출과 투자 등을 위해 앞장서서 탄소중립에 나섰다”며 “세계 철강업체 중 가장 먼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최근엔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도 열었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엔 “탄소중립은 힘겨운 고난이자 새로운 기회”라며 “수출 비중이 크고 해외 투자를 많이 받는 한국으로선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탄소중립위 등 정부가 산업계와 환경단체 등 양쪽에서 비판받는 어려운 입장임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산업계는 속도가 빠르다고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2030년 감축 목표가 50% 이상 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며 “정부는 국제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성과 이행 가능성을 고려해 40% 목표를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계의 탄소 감축은 기술 개발과 설비 교체 등으로 계단식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모든 국가가 탄소중립 목표를 동일하게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산업화와 산업 전환이 빨랐기 때문에 한국보다 일찍 탄소 감축을 시작했다”며 “한국의 2050 탄소중립 목표는 대단히 도전적인 만큼 주요 선진국은 이보다 빠른 2035~204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놓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국제사회가 기후 변화 대응과 관련해 한국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개발도상국 입장에선 한국은 따라 하고 싶은 나라이고, 선진국은 한국이 성공적으로 탄소중립을 이행하느냐에 따라 개발도상국을 견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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