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과 관련, “국민 여론이 형성되면 그에 따르는 게 국민주권 국가의 관료와 정치인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국회가 본격적인 예산 정국에 들어간 가운데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에 난색을 보여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압박하는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뒤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증액하려면 기재부 동의가 필요한데,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인과 관료의 논쟁은 반드시 학술적 이론과 근거에 따라서 하는 게 아니다”며 이렇게 답했다. 그는 “판단이 아니라 결단의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코로나19 회복 국면에서 재난지원금을 1인당 30만~50만원씩 추가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에서는 대선 전 ‘매표 행위’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이 후보는 “경제 상황이 좋아지고 있고 추가 세수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도 “양극화돼서 골목 경제, 기초 경제가 타격을 많이 받고 있어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게 현실”이라고 반박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이 후보 주장에 즉각 맞장구쳤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연말까지 추가 세수가 예상보다 약 10조원 더 걷힐 예정”이라며 “이 재원을 기초로 국민 지원이 이뤄지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이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서 다음달 2일 예산안 처리 시한까지 재정당국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증액이 필요한데 법적으로 홍 부총리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홍 부총리는 31일(현지시간) 전 국민 재난지원금 관련 질문을 받곤 “로마까지 와서 그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조미현/전범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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