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패밀리' 배임액…1163억→651억으로 확 줄어든 까닭

입력 2021-11-01 21:25   수정 2021-11-01 21:26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배임 혐의로 추가기소했다. 검찰은 '대장동 패밀리'의 공모 관계를 적시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유 전 본부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로 추가기소했다.

배임액은 최소 651억원+α라고 산정했다. 이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자체 추산(1793억원)은 물론 당초 산정한 최소 1163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금액이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유 전 본부장을 구속기소하면서 배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추가 수사를 통해 배임 정황과 피해 액수 등을 구체화 한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의 공모지침 작성·평가 배점 조정·개발이익 분배 구조를 협의하는 부분에서 시행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 유리하도록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위해 2014년 11월 정민용 변호사와 김민걸 회계사를 신규 채용했다. 이어 정 변호사 등을 통해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민간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편파 심사를 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유 전 본부장 등은 이 과정에서 예상 택지개발이익을 평당 분양가 1500만원 이상에서 1400만원으로 축소했다. 또 화천대유가 개발한 5개 블록 아파트·연립주택 분양 이익 등에 대해 공사의 이익 환수를 배제하는 특혜를 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의 배임 행위로 화천대유 등이 최소 651억원의 택지 개발 이익과 액수 미상의 시행 이익을 얻었지만, 공사는 수천억원 상당의 손실을 봤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은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으로부터 2013년 8월까지 3억5200만원, 지난 1월경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게서 5억원 상당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 중 700억원 상당을 별도로 받기로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추가기소하면서 일명 '대장동 패밀리'로 불리는 김씨와 남 변호사, 정 변호사가 배임에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의 핵심 구성원인 김씨 등이 이익을 챙기기 위해 유 전 본부장 등에게 뇌물을 줬고, 대가로 각종 사업상 특혜를 받았다는 것.

김씨의 구속영장엔 유 전 본부장에게 5억원의 뇌물을 건네고(뇌물공여) 700억원을 지급하기로 약속(뇌물공여약속)했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뇌물 5억원은 회삿돈을 빼돌려 마련한 것으로 판단했다.

남 변호사는 회삿돈 35억원을 횡령, 정 변호사에게 뇌물로 건넨 혐의(뇌물공여·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를 받고 있다. 그는 천화동인 4호를 통해 정 변호사가 설립한 다시마 액상비료 업체인 유원홀딩스에 35억원을 투자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에 특혜를 받은 대가로 추후 전달한 뇌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유원홀딩스는 유 전 본부장이 실소유했다는 의혹을 받는 회사다.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원을 지급하는 통로 중 하나로 지목됐다.

앞서 한차례 김씨 영장이 '혐의 소명 부족'으로 기각된 만큼 검찰은 신중하게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배임 액수만 해도 1차 구속영장엔 공사가 입은 손해액을 최소 1163억원으로 적시했지만, 이번엔 최소 651억원으로 축소했다.

반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자체 분석 결과, 공사가 입은 손해액은 1793억원에 달한다고 이날 밝혔다. 원래 민간사업자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은 2246억원인데, 이보다 많은 4039억원이 배당됐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검찰이 배임 혐의에 대한 입증이 어렵다고 보고 금액을 보수적으로 산정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검찰은 구체적으로 확인된 자료를 바탕으로 최소한으로 특정한 금액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김씨의 곽상도 의원에 대한 50억원 뇌물공여 혐의도 이번 영장 혐의에선 제외됐다. 검찰은 추후 곽 의원에 대한 조사까지 마친 뒤 기소 단계에서 혐의를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의 횡령 액수도 1차 영장에서는 55억원이었지만 이번엔 용처가 명확히 확인된 5억원으로 적시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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