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 바다를 배경으로 감성 짙은 액션이 펼쳐진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누아르 영화 ‘강릉’이다. 배우 장혁(사진)은 이 작품에서 평화와 의리를 중시하는 강릉 최대 조직의 수장 길석(유오성 분)에 맞서 리조트 소유권을 노리는 민석 역을 맡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강렬한 인상의 빌런(악역)을 연기한 장혁을 화상으로 만났다. 그는 “2년 반 전에 시나리오가 제게 왔는데 오랜만에 누아르 장르를 접해 신선하다고 느꼈다”며 “민석이라는 인물이 날카로우면서도 입체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해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영빈 감독의 장편영화 ‘입봉작’으로, 강릉 최대 리조트 건설을 둘러싼 서로 다른 조직의 야망과 음모, 배신을 그린다. 영화 ‘신세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국내 명작 누아르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 장혁은 ‘추노’ ‘뿌리 깊은 나무’ ‘보이스’ ‘검객’ 등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강릉에선 정통 누아르에 걸맞은 선 굵은 연기를 펼쳐 보인다.
“강릉은 액션을 위주로 하는 영화라기보다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깊이 있게 다뤄진 작품입니다. 순박했던 사람이 날카로워지기도 하고, 날카로웠던 사람은 오히려 연약해져요. 사람 관계에 대한 영화인데 장르가 누아르인 셈이죠. 남자들의 의리와 액션보다 그 연대감이 깨지는 데서 오는 쓸쓸함이 잘 드러나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캐릭터를 연기할 때도 인물의 다채로운 면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 “민석이 무자비한 빌런이라고 여기면서도 그 반대의 면을 보려 노력했어요. 어딘가에 갇혀 있는 인물이고, 약간의 정신적 질환까지 가졌다고 생각했죠.”
드라마 ‘장사의 신-객주 2015’ 후 6년 만에 작품에서 만난 유오성과의 호흡도 화제다. 그는 “유오성 선배님이 가진 특유의 묵직함이 있는데, 제가 연기한 민석은 쿡쿡 찌르는 캐릭터라 더욱 시너지가 컸다”고 설명했다.
강릉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행된 후 처음 개봉하는 한국 영화다. 이에 대한 소감을 묻자 장혁은 “조심스럽다”며 이렇게 말했다. “긴장감이 풀리면 안 되는 상황이다 보니 관객께서도 방역 지침을 잘 지키며 보셔야 할 것 같아요. 그럼에도 저 또한 앞으로 (제한이 풀리는 범위가) 많이 넓어지길 바라고 있어요.”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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